; ; 내일과 사랑이 있는 삶 — 내일과 사랑이 있는 삶
기술이 만든 낙관의 시대, 그러나 인간은 중심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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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오늘날 우리는 기술의 눈부신 진보 속에 살아가고 있다.인공지능은 자율적으로 학습하며 인간의 판단을 모방하고, 로봇은 공장과 병원, 일상생활의 영역까지 진입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메타버스와 같은 개념은 더 이상 미래의 상상이 아니라 현실의 일부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기술이 인류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끌 것이라 기대한다. 분명히 기술은 인간의 수고를 덜어주고,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이 같은 진보를 ‘무조건적인 진보’로 바라보는 시각은 위험하다. 기술은 가치를 담는 ‘그릇’일 뿐이며,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인류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효율성과 속도, 정확성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
AI 시대, 고개를 들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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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AI 시대, 고개를 들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사유와 여백의 회복을 위하여 ― 언제부터 우리는 하늘을 잃어버렸을까.도심의 아침은 늘 비슷한 풍경으로 시작된다. 땅을 바라보며 걷는 사람들, 스마트폰 화면에 고정된 눈동자, 이어폰을 낀 채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하는 무표정한 얼굴들. 우리는 그렇게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고 있다. ‘머무름’이 없는 일상, ‘멈춤’이 불편한 세계. 우리는 지금, 고개를 들지 않는 삶에 익숙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사각형 화면은 이제 단순한 정보 기기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를 압축한 창이며, 관계 맺는 유일한 외부이자 내면을 대신한 공간이 되어 버렸다. 손안의 세계는 편리하고 신속하지만, 그만큼 깊이를 잃게 만든다. 그 화면 안에..
기억과 도덕의 정치: 한국 보수가 다시 세워야 할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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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사회학
“기억은 정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엘리 위젤(Elie Wiesel) 이 문장은 단지 과거를 떠올리는 감상의 차원을 넘어, 인간이 어떤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느냐가 곧 윤리적 정체성과 공동체의 도덕 질서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환기한다. 기억은 정지된 상태의 정보가 아니라, 도덕적 판단과 실천의 시공간을 형성하는 능동적 구조이며, 이 기억이 정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고백, 반성, 그리고 책임이 동반되어야 한다. 오늘날, 도덕적 정당성과 정체성을 동시에 상실한 채 흔들리고 있는 한국 보수주의에게 이 문장이 던지는 물음은 더욱 뼈아프다. 정치 세력이 다시 길을 찾기 위해선 정책의 수정보다 먼저, 자신이 어떤 기억을 억압했고, 어떤 책임을 회피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기억은 개인적 행위가 아니라 사회적..
보수가 잃은 것은 권력이 아니라 신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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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사회학
정치는 언제나 권력의 문법 위에 서 있다. 보수든 진보든, 이념을 떠나 권력을 가진 자는 그것을 내려놓기보다 지키려 하고, 잃은 자는 다시 손에 넣기 위해 싸우게 된다. 이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반복되는 정치의 본질이자, 권력의 속성이라 할 수 있다. 2025년,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은 명확히 기울어져 있다.거대 야당이자 실질적인 다수당인 민주당은 국회 다수 의석을 기반으로 입법 권력을 공고히 하며, 다가올 대선과 이후 있을 총선, 지방선거까지를 내다보는 장기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은 존립의 기로에 서있다. 그 중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대한민국 정치에 거대한 충격을 던졌다. 이번 탄핵은 한명의 정치인으로서의 대통령의 몰락을 넘어 보수가 오랜 기간 지켜왔다고 주장해온 법치주의와 공정..
민주주의는 싸움이 아닌 공존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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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다름’을 품지 못하는 사회에 드리우는 물음표 – 잃어버린 광장의 침묵 한때 우리는 거리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의 주인’임을 외쳤고, 그 외침은 제도를 움직이고, 권력을 바꾸었다.민주주의는 그렇게 추상적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로 우리 곁에 도달했다. 그러나 2025년 대한민국의 풍경을 들여다보면, 그 민주주의는 점점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정치권은 연일 극단적 대립으로 얼룩지고, 강연장은 분열된 진영의 확성기가 되었으며, 소셜미디어 속 공론장은 혐오와 조롱이 일상화된 언어의 전장으로 변질됐다. 민주주의는 살아 있으되, '살아 있음의 조건'은 위태롭다. 우리는 지금, 과연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는가? 아니면, 소모하고 있는가? 민주주의를 이해하려면, ‘선거로 권력을 바꾸..
사회학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계몽주의부터 콩트까지 시대와 사상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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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사회학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너무나도 복잡하죠. 정치, 경제, 문화, 인간관계까지 얽히고설켜 한 사람의 삶에 수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사회를 하나의 '학문'으로 이해해보려는 시도가 19세기 중반에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바로 사회학(Sociology)의 탄생이죠. 그렇다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왜 하필 19세기였을까요? 그리고 어떤 배경에서 이 새로운 학문이 등장했을까요? 사실 사회학은 어느 날 갑자기 ‘뚝’ 하고 생겨난 학문이 아닙니다. 이면에는 사회 변화, 철학적 고민, 과학의 발전이라는 세 가지 거대한 물결이 있었습니다. 특히 계몽주의, 실증주의, 사회 진화론 같은 사상적 흐름은 사회학의 출현에 중요한 씨앗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단지 이론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상가들과 철학자들 로크..
사회학의 눈으로 읽는 대중문화: 일상의 이면을 비추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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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사회학
“ 대중문화는 권력 있는 자들의 문화에 맞서거나 그것을 지지하려는 투쟁이 벌어지는 장(場) 중 하나이며, 동시에 그 투쟁 속에서 승패가 갈리는 쟁점이기도 하다 ”Popular culture is one of the sites where this struggle for and against a culture of the powerful is engaged: it is also the stake to be won or lost in that struggle – 스튜어트 홀 (Stuart Hall) 왜 사회학은 대중문화를 주목하는가?현대사회는 대중문화 없이는 설명될 수 없는 시대다. 우리는 매일 미디어를 통해 유행하는 콘텐츠를 접하고, 이를 해석하며, 타인과 공유한다.뉴스의 헤드라인, 유튜브의 알고리즘 추천 ..
사회학, 인간과 사회의 숨결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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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사회학
세상의 모든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거대한 직조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왜 사람들은 다르게 살아가며, 어떤 이들은 특정한 방향으로만 흐르는가?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여정, 그곳에 사회학(Sociology)이라는 지적 나침반이 있다. 1. 사회학이란 무엇인가?사회학은 인간 사회의 구조, 기능, 갈등, 변화 과정을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사회과학의 한 분과이다.이는 인간 개개인의 삶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다양한 사회적 조건과 맥락 속에서 형성된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사회학자들은 사회 현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제도, 규범, 권력, 가치, 이념, 문화 등의 복합적 요소를 분석한다.이러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왜 사람들은 그렇게 행동하는가’, ‘왜 사회는 지금과 같은 모습인가’에 대한 이론..
시간은 평등하지만 선택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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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요즘 정말 노력하고 있어.”우리는 이런 말을 참 쉽게 한다.누군가가 밤을 새워 공부하고, 아침 일찍 헬스장에 가며, 주말에도 일을 한다면 우리는 망설임 없이 그를 ‘노력파’로 인정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노력의 크기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가’로 판단한다.그래서 잠을 줄이고, 여가를 줄이며 자신을 몰아붙이는 사람에게는 존경의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게 전부일까?시간을 많이 쓴다는 것이 곧 노력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우리가 ‘노력’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노력은 단지 ‘투자된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3시간을 공부하는 두 사람이 있다.한 사람은 넉넉한 시간을 할애해 여유롭게 공부하고, 다른 한 사람은 친구의 생..
지식은 계승 위에 진보한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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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내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  17세기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남긴 이 말은 지식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인간의 사유는 고립된 개인의 번뜩이는 영감으로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선구자들의 노력과 성찰 위에서 이어지는 계승적 진보의 결과물이다.이러한 시각은 오늘날 우리가 학문과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역사를 되돌아보면, 인류의 지식은 누적적 진화(cumulative evolution)를 통해 진보해 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은 중세 스콜라 철학자들에게 이론적 기반을..
진실보다 편향된 진실 – 아전인수(我田引水)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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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학/갈등
민주주의는 진실 위에 세워진다.정치권의 판단과 시민의 결정은 객관적 사실에 대한 합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서 진실은 점점 더 정치적 도구로 소비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를 둘러싼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응은 진실이 얼마나 편향적으로 다뤄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같은 현실은 고사성어 ‘아전인수(我田引水)’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진실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정치적 태도는 단지 정쟁을 넘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아전인수란 본래 ‘내 논에 물을 끌어다 대는 것’이라는 뜻으로, 어떤 사안이든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해석하거나 이용하는 태도를 말한다.최근 여야 정치권이 보여준 태도는 ..
역지사지, 배려인가 강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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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서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며, 그 핵심을 담은 사자성어가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말 그대로 ‘처지를 바꿔서 생각한다’는 의미를 가진 이 표현은 배려와 이해의 가치를 강조할 때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역지사지가 언제나 공정하고 균형 있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종종 역지사지를 강요받는다. 공감은 소중한 가치지만, 그것이 특정한 누군가에게만 요구될 때, 역지사지는 더 이상 배려가 아니라 억압의 도구가 될 뿐이다.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내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봐. 나도 윗선에서 압박을 받는다고"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직원의 고충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