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삶에 관하여' 카테고리의 글 목록 — 내일과 사랑이 있는 삶
기술이 만든 낙관의 시대, 그러나 인간은 중심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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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오늘날 우리는 기술의 눈부신 진보 속에 살아가고 있다.인공지능은 자율적으로 학습하며 인간의 판단을 모방하고, 로봇은 공장과 병원, 일상생활의 영역까지 진입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메타버스와 같은 개념은 더 이상 미래의 상상이 아니라 현실의 일부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기술이 인류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끌 것이라 기대한다. 분명히 기술은 인간의 수고를 덜어주고,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이 같은 진보를 ‘무조건적인 진보’로 바라보는 시각은 위험하다. 기술은 가치를 담는 ‘그릇’일 뿐이며,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인류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효율성과 속도, 정확성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
AI 시대, 고개를 들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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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AI 시대, 고개를 들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사유와 여백의 회복을 위하여 ― 언제부터 우리는 하늘을 잃어버렸을까.도심의 아침은 늘 비슷한 풍경으로 시작된다. 땅을 바라보며 걷는 사람들, 스마트폰 화면에 고정된 눈동자, 이어폰을 낀 채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하는 무표정한 얼굴들. 우리는 그렇게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고 있다. ‘머무름’이 없는 일상, ‘멈춤’이 불편한 세계. 우리는 지금, 고개를 들지 않는 삶에 익숙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사각형 화면은 이제 단순한 정보 기기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를 압축한 창이며, 관계 맺는 유일한 외부이자 내면을 대신한 공간이 되어 버렸다. 손안의 세계는 편리하고 신속하지만, 그만큼 깊이를 잃게 만든다. 그 화면 안에..
민주주의는 싸움이 아닌 공존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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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다름’을 품지 못하는 사회에 드리우는 물음표 – 잃어버린 광장의 침묵 한때 우리는 거리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의 주인’임을 외쳤고, 그 외침은 제도를 움직이고, 권력을 바꾸었다.민주주의는 그렇게 추상적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로 우리 곁에 도달했다. 그러나 2025년 대한민국의 풍경을 들여다보면, 그 민주주의는 점점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정치권은 연일 극단적 대립으로 얼룩지고, 강연장은 분열된 진영의 확성기가 되었으며, 소셜미디어 속 공론장은 혐오와 조롱이 일상화된 언어의 전장으로 변질됐다. 민주주의는 살아 있으되, '살아 있음의 조건'은 위태롭다. 우리는 지금, 과연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는가? 아니면, 소모하고 있는가? 민주주의를 이해하려면, ‘선거로 권력을 바꾸..
시간은 평등하지만 선택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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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요즘 정말 노력하고 있어.”우리는 이런 말을 참 쉽게 한다.누군가가 밤을 새워 공부하고, 아침 일찍 헬스장에 가며, 주말에도 일을 한다면 우리는 망설임 없이 그를 ‘노력파’로 인정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노력의 크기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가’로 판단한다.그래서 잠을 줄이고, 여가를 줄이며 자신을 몰아붙이는 사람에게는 존경의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게 전부일까?시간을 많이 쓴다는 것이 곧 노력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우리가 ‘노력’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노력은 단지 ‘투자된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3시간을 공부하는 두 사람이 있다.한 사람은 넉넉한 시간을 할애해 여유롭게 공부하고, 다른 한 사람은 친구의 생..
지식은 계승 위에 진보한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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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내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  17세기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남긴 이 말은 지식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인간의 사유는 고립된 개인의 번뜩이는 영감으로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선구자들의 노력과 성찰 위에서 이어지는 계승적 진보의 결과물이다.이러한 시각은 오늘날 우리가 학문과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역사를 되돌아보면, 인류의 지식은 누적적 진화(cumulative evolution)를 통해 진보해 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은 중세 스콜라 철학자들에게 이론적 기반을..
역지사지, 배려인가 강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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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에서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며, 그 핵심을 담은 사자성어가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말 그대로 ‘처지를 바꿔서 생각한다’는 의미를 가진 이 표현은 배려와 이해의 가치를 강조할 때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역지사지가 언제나 공정하고 균형 있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종종 역지사지를 강요받는다. 공감은 소중한 가치지만, 그것이 특정한 누군가에게만 요구될 때, 역지사지는 더 이상 배려가 아니라 억압의 도구가 될 뿐이다.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내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봐. 나도 윗선에서 압박을 받는다고"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직원의 고충에는 ..
좋아하는 게 없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느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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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나는 도대체 뭘 좋아하는 걸까?""앞으로 뭘 해야 하지?" 남들은 다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걸까? 마치 세상에서 나만 방향을 잃고 떠도는 것 같고, 그 때문에 점점 불안해진다.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까?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닐까? 이런 고민이 들 때면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해본다."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 "진로 고민 해결 방법" 같은 키워드를 입력해 보지만, 돌아오는 답변들은 하나같이 뻔하고 막연하다. "자신을 돌아보세요.", "열정을 따라가세요." 같은 말들. 그런데 그 ‘자신을 돌아보는 것’조차 막막하고, 애초에 ‘열정’이라는 게 있긴 한 걸까 싶다. 솔직히 말하면, 그..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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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관하여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선택도 B(Blame)와 D(Duty) 사이의 C(Capable)다."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을 한다.아침에 무엇을 먹을지, 어떤 옷을 입을지부터 어떤 직업을 가질지, 어떤 사람과 함께할지까지. 삶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들은 모여 우리를 우리가 되게 만든다. 하지만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정말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는 걸까?" 선택이 자유롭다는 것은 우리가 완전히 독립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까?아니면,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환경, 사회적 기대, 경제적 조건, 혹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의식적 요인들에 의해 미리 결정된 것일까?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