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1956년 미국 다트머스대학 ‘사고하는 기계’ 연구회의 존 맥카시(John McCarthy)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6년의 한 사건을 기점으로 하고 있다.
물론 2016년 이전에도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보다는 로봇이라는 단어로 산업 현장이나 실생활에서 사용되어 왔지만 대중적인 관심을 얻지 못했다.
2016년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라는 프로그램과 바둑천재로 불리는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을 기억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대국에서 알파고는 이세돌 9단에게 4승 1패로 승리했다. 알파고의 승리는 대중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오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넘어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시선들이 조금씩 생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대국을 계기로 하여 인공지능이라는 프로그램이 아니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6년 1월 20일부터 진행된 다보스포럼의 ‘고용보고서’에 의하면 선진 15개국에서 2020년까지 714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1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나 전체적으로 인간의 일자리 500만 개 정도가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World Economic Forum 2016, 13).
이 일자리 감소에 대한 논쟁은 여러 전문가들 속에서 다양한 이견을 가져왔으며, 현재에도 이어져 오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인간의 일자리를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와 관련된 관점에서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 일자리의 대체 정도 여부다.
낙관론자나 비관론자 그 두 주장 어디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없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인간의 일자리가 완전히 대체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낙관론자든 비관론자든 인공지능·로봇에 의해 인간의 일자리 대체 현상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노동과 일자리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어 간다면 필연적으로 고용 불안과 실업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리고 고용 불안과 실업이 증가할수록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어 사회 공동체의 존립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높은 실업률은 시장경제의 작동을 중단시킬 수 있는데, 아무리 인공지능·로봇이 유용한 물건을 생산해 낸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매할 소비자가 없으면 자본주의 경제 사이클은 작동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극단적인 양극화를 억제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작동에 있어 매우 긴요하며, 인공지능·로봇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기본소득세 또는 로봇세의 도입이 검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기본소득세 또는 로봇세의 도입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의 토대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인공지능과 로봇의 상용화에 따른 일자리 대체 및 상실이 본격화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기본소득세와 로봇세는 인공지능·로봇의 기술 발달과 상용화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는 일자리 대체로 생기는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정책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기본소득세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소득이 매우 적거나 실직한 근로자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복지 실현을 위한 제도로 필요하며, 로봇세는 인공지능·로봇의 도입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일자리를 상실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세수 확보 수단으로 요구된다고 하겠다. 2017년 EU 의회가 로봇세 도입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도 로봇에게 전자 인간(Electronic Persons)의 법적 지위를 부여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공지능·로봇에 의한 일자리 대체 현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이 도래하면 로봇세 도입 문제는 향후 중요한 사회적, 정책적 논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홍범교. 2018. “로봇세.” 『재정포럼』 제263권
이기완(ki-wan Lee). "인공지능·로봇에 의한 인간 노동의 대체와 로봇세." 한국과 국제사회 7.1 (2023): 49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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