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논란에 대한 생각

최근 감염병 환자를 비롯한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간호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경험했듯이 현행 의료법 체계로는 급증하는 간호사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고, 반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의료인 업무 범위 등과 관련해서는 기존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조정이 가능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양측 주장 모두 일리가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간호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의기때문에 찬반 양론을 균형 있게 살펴봐야 합니다.

간호사-픽사베이

국내 간호 인력 현황 및 문제점

현재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수는 4.5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입니다. 또한 전체 면허 소지자 중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일하는 비율 역시 58%에 불과하고, 특히 지역별 편차도 심편인데, 서울시의 경우 10만명당 간호사 수가 18.9명이지만 경북은 6.4명에 불과하며, 심지어 세종시는 0.6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만성질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장기요양병원 입원환자들이 늘어나 간호사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둘째,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률이 높아지면서 간호사가 더욱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셋째, 정부 차원에서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늘리고 있으나, 배출되는 간호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여러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수의 간호사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직률 또한 높은 편입니다.

 

실제로 2019년 한 조사에 따르면 신규 간호사 5명 중 1명이 입사 1년 내에 퇴사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간호 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다면 결국엔 질 좋은 간호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국민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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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의 필요성

그렇다면 왜 지금 시점에서 간호법 제정이 필요할까?

 

우선 첫 번째로, 앞서 언급했듯 이미 오래전부터 간호 인력 확충 요구가 지속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현 의료법상 간호사의 업무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야 할 간호사들이 제한된 영역에서만 일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의 간호 교육과정은 매우 엄격하지만, 정작 졸업 후 취업 시에는 경력직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는 간호사들이 많습니다.

 

즉,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간호법 제정 방안

먼저, 구체적인 시행방안 마련 이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공감대 형성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반발심만 불러일으킬 뿐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반영하되, 최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하여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국회의원실과의 협업을 통해 입법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의사단체의 반대로 무산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하는데, 사회적 합의를 거쳐가면서 사전에 치밀한 준비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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