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는 것은 진짜일까? 우리는 매일 세상을 경험하며 그것이 "진실"이라고 확신하곤 한다.
- 내가 보고 있는 의자는 실제로 존재한다.
- 태양은 내일도 동쪽에서 떠오를 것이다.
- 나라는 존재는 어제도 오늘도 같은 ‘자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이 모든 것들이 단순한 착각이라면?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지식, 인과율, 자아, 그리고 사물의 존재가 사실은 확실한 것이 아니라면?
18세기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 1711-1776)은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것들이 단순한 경험적 습관에서 비롯된 믿음일 뿐, 논리적으로 증명될 수 없는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흄의 철학을 단순히 철학자의 사색에 따라 생겨나온 아이디어? 생각 이렇게만 바라볼 수 있을까? 그가 이야기 하는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고, 지식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다시 말해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모든 것들이 실은 착각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흄은 왜 우리의 인식이 불완전하다고 보았을까? 그리고 그는 어떤 논리로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을까요 이제 그의 철학을 하나씩 깊이 파고들어 보자.
흄이 밝힌 인간 인식의 한계
1. 경험론: 모든 지식은 경험에서 온다
흄은 철저한 경험론자였다. 그는 모든 지식은 경험에서 비롯되며, 경험하지 않은 것은 알 수도 없다는 원칙을 중요시 했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지식이 경험에서 온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인간의 정신 작용을 인상과 관념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나누어 주장했다.
🔹 인상(Impression)과 관념(Idea)
- 인상(Impression): 우리가 감각을 통해 직접 경험하는 생생하고 강렬한 지각
- 예: 불을 만졌을 때의 뜨거움, 음악을 들을 때의 감동, 고양이의 털을 쓰다듬을 때의 부드러운 촉감
- 관념(Idea): 인상이 기억되거나 상상되면서 형성된 희미한 지각
- 예: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의 맛을 떠올리는 것, 과거의 여행을 회상하는 것
다시말해, 우리는 감각을 통해 인상을 먼저 경험하고, 그 경험을 기억하거나 조합하면서 관념을 형성하게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원인이 없으면 결과가 없다. 즉, 인상이 없다면 관념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천적으로 색맹인 사람은 빨간색이라는 개념을 가질 수 없다. 이러한 것은 색맹인 사람은 빨간색이라는 것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감각을 통해 경험하지 않은 것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이러한 주장이 흄의 생각이다.
이러한 경험론적 입장은 데카르트의 이성론(본유관념의 존재)과는 크게 다른데, 데카르트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신"이나 "자아" 같은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지만, 흄은 이러한 개념들조차도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경험의 산물이며, 경험하지 않은 것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
2. 인과율: 원인과 결과는 필연적이지 않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결과가 따른다"는 인과율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예를 들어 보면
- 불을 붙이면 종이가 탄다.
- 해가 뜨면 낮이 된다.
- 당구공 A가 B를 치면, B는 움직인다.
하지만 흄은 이러한 인과율조차 단순한 믿음일 뿐, 필연적인 법칙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 흄의 인과율 회의론
- 우리가 두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고 해서, 그것이 필연적인 인과 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우리는 단지 A라는 사건 뒤에 B라는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원인과 결과"로 연결할 뿐이다.
- 그러나 실제로 A가 B를 필연적으로 발생시킨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할 방법은 없다.
🔍 당구공 실험
흄은 당구공의 움직임을 예로 들었습니다.
- 당구공 A가 B를 친다.
- 그 결과 B가 움직인다.
- 우리는 "A가 B를 움직이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경험한 것은 단지 A가 B를 친 후 B가 움직였다는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것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면서 원인과 결과를 연결 짓는 것뿐이지, 필연적 인과 관계를 직접 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인과율은 필연적인 법칙이 아니라, 반복된 경험을 통해 형성된 습관적인 믿음일 뿐이다.
이것은 현대 과학의 법칙들도 결국 반복된 경험을 통해 확립된 것이지, 절대적인 필연성을 지닌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3. 자아(Self)는 실재하는가?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통해 자아(Self)의 존재를 확신했다.
하지만 흄은 이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적 입장을 취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나는 변하지 않는 자아를 가지고 있다"고 믿지만, 흄에 따르면,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순간순간 변화하는 감각과 사고일 뿐, 변하지 않는 '자아'를 직접 경험한 적은 없다는 것입니다.
🔹 흄의 자아 개념
- 우리가 인식하는 것은 순간순간의 감각과 생각의 흐름일 뿐이다.
- 변하지 않는 ‘고정된 자아’라는 것은 우리가 직접 경험한 적이 없다.
- 자아란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험들의 묶음에 불과하다.
이러한 흄의 입장은 불교 철학의 무아(無我) 개념과도 유사하다고 볼수 있으며, 현대 심리학에서도 "자아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경험의 산물"이라는 관점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가 믿는 ‘자아’는 단단한 실체가 아니라, 순간적인 경험들의 흐름일 뿐이다.
우리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가?
데이비드 흄은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것들이 실은 착각일 수 있음을 밝혀냈다.? 주장한다? 라고 할 수있다. 그이ㅡ 주장은 다음과 같다.
- 인과율은 필연적이지 않다.
- 자아는 실체가 아니다.
- 사물의 존재조차도 확실하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착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을 믿고 살아가는 것이 그 자체로 충분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우리 각자가 흄의 철학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행정학 > 사회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홉스는 왜 강한 국가를 원했을까? 로크는 왜 저항권을 인정했을까? (1) | 2025.01.30 |
---|---|
팩트인가 착각인가? 흄의 철학이 던지는 지식의 본질 (1) | 2025.01.30 |
임마누엘 칸트와 선험적 종합판단, 앎의 경계에 대한 탐구 (0) | 2025.01.25 |
헤겔 철학으로 본 노동: 인간은 어떻게 노동을 통해 자유를 실현하는가? (0) | 2025.01.24 |
변화 속에서 전체를 읽는 법, 헤겔의 변증법과 총체성 (0) | 2025.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