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국가, 누가 누구를 보호해야 하는가?
우리는 정부를 왜 필요로 할까요?
만약 법과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회는 어떻게 운영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두 명의 철학자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와 존 로크(John Locke).
두 사람은 사회계약론(Social Contract Theory)을 주장하며, 인간과 국가의 관계를 설명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결론은 완전히 달랐죠.
- 홉스는 "국가 없이는 인간은 서로를 죽이는 혼란 속에 빠질 것이다"라고 경고하며, 강력한 군주(리바이어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 반면, 로크는 "국가가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경우, 우리는 저항할 권리가 있다"라고 주장하며,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를 옹호했습니다.
이 두 가지 철학은 단순한 이론이 아닙니다. 오늘날의 정치 체제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독재와 민주주의 논쟁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홉스와 로크는 왜 이런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했을까요?
이제, 그들의 사상을 비교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하나씩 분석해 보겠습니다.
홉스 vs. 로크: 두 사회계약론자의 정반대 철학
1️⃣ 자연 상태의 인간: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홉스와 로크의 사회계약론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들이 생각한 "자연 상태"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자연 상태란?
: 인간이 정부 없이 살아가는 원시적인 상태를 뜻합니다.
하지만 두 철학자는 자연 상태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정반대의 시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홉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서로를 위협하며, 끝없는 공포 속에 살아간다."*
토마스 홉스, 《리바이어던(Leviathan)》
홉스에 따르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며,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들은 서로를 죽이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게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왜 싸우는가?
홉스는 인간이 싸우는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1️⃣ 경쟁(Competition): 더 나은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2️⃣ 불신(Distrust): 다른 사람이 먼저 공격할까 봐 두려워서
3️⃣ 명예(Glory): 자신의 힘을 증명하기 위해
✔ 자연 상태의 결과 → 전쟁 상태
홉스는 이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Bellum omnium contra omnes)"이라고 불렀습니다.
즉, 정부가 없는 상태에서는 약육강식의 혼란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는 전쟁 상태가 된다는 것이죠.
✔ 해결책 → 강력한 국가(리바이어던) 필요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해 인간은 사회계약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국가에 양도하고, 강력한 군주에게 절대적 권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로크: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협력할 수 있다
*"자연 상태에서도 인간은 이성을 통해 서로 협력하며 살아갈 수 있다."*
존 로크, 《통치론(Two Treatises of Government)》
로크는 홉스와는 달리 자연 상태에서도 인간은 평화롭고 이성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인간은 이성을 바탕으로 도덕적 행동을 하며,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어떤 권리를 가지는가?
로크는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도 기본적인 자연권(Natural Rights)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1️⃣ 생명권(Life): 모든 인간은 생명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2️⃣ 자유권(Liberty): 모든 인간은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3️⃣ 재산권(Property): 노동을 통해 얻은 재산은 자신의 것이다.
✔ 자연 상태의 한계 → 분쟁 해결이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이 자연 상태에서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만약 누군가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했을 때, 이를 해결할 법이나 재판 기관이 없다면 개인이 직접 복수하거나, 힘의 논리가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 해결책 → 합의에 의한 정부 수립
로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이 사회계약을 맺고, 국가를 형성하여 공정한 법과 재판 시스템을 만들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로크는 홉스와 달리 국가에 모든 권력을 양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았다는 것입니다.
2️⃣ 사회계약과 국가의 탄생
홉스와 로크는 모두 사회계약론을 주장했지만, 국가의 탄생 과정과 역할에 대한 견해는 매우 달랐습니다.
🦑 홉스: 절대적 권력을 가진 군주(리바이어던)
홉스는 사람들이 서로 죽이는 혼란을 막기 위해 사회계약을 맺고, 강력한 국가(리바이어던)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리바이어던(Leviathan)이란?
- 모든 권력을 군주(왕)에게 집중해야 한다.
- 국가는 절대적인 힘을 가져야 하며, 국민은 이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 군주가 실수하거나 부당한 행동을 하더라도 저항할 수 없다.
즉, 홉스의 사회계약론에서는 국가가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며, 시민은 그 권력에 저항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 로크: 권력을 제한하고 국민의 동의를 받는 정부
로크는 홉스와 달리, 사회계약을 통해 정부를 만들더라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국가의 역할
- 정부는 국민의 동의(consent)로 만들어져야 한다.
- 정부는 국민의 생명, 자유,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 정부가 권력을 남용하면, 국민은 정부를 바꿀 권리가 있다.
즉, 로크는 국민이 정부를 견제할 수 있어야 하며, 정부는 권력을 남용하면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3️⃣ 국가의 역할과 시민의 권리: 저항할 수 있는가?
🩸 홉스: 국가에 저항할 수 없다
홉스는 국가(리바이어던)가 개인의 모든 권리를 양도받았기 때문에, 국민은 군주(통치자)의 결정에 반항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군주의 권력은 절대적이어야 하며, 그 결정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
✔ 문제점?
- 통치자가 부패하거나 폭군이 되어도 시민은 저항할 수 없음.
- 히틀러, 스탈린과 같은 독재 권력이 탄생할 위험이 있음.
🏴 로크: 시민은 정부에 저항할 권리가 있다
로크는 정부가 국민의 자유와 재산을 침해하면, 시민은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저항권(Right of Revolution)이란?
- 정부가 사회계약을 어기면, 국민은 저항하여 정부를 바꿀 수 있다.
- 독재나 부당한 정부에 맞서 혁명을 일으킬 권리가 있다.
✔ 실제 역사에서 적용된 사례?
- 미국 독립 혁명(1776): 영국 왕의 폭정을 거부하고 독립 선언
- 프랑스 혁명(1789): 왕정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로 전환
즉, 로크의 사상은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국민 주권, 시민 저항권, 민주적 정부)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홉스와 로크의 사회계약론 정리
우리는 지금까지 홉스와 로크가 주장한 사회계약론의 핵심 개념을 살펴보았습니다.
비교 항목 | 홉스(Thomas Hobbes) | 로크(John Locke) |
자연 상태 |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혼란) | 평화롭지만 불안정한 상태 |
인간의 본성 | 이기적, 폭력적 | 이성적, 도덕적 |
국가의 필요성 | 강력한 군주(절대적 국가) 필요 | 국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정부 필요 |
사회계약의 의미 | 개인이 모든 권리를 국가에 양도 | 개인이 자연권 일부만 정부에 위임 |
저항권 | 없음 (국가에 무조건 복종) | 있음 (부당한 정부에 저항 가능) |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과연 홉스와 로크 중에서, 오늘날의 우리는 누구를 따라야 할까?
💡 현대 민주주의는 로크의 영향을 받았다
- 로크의 사상은 미국 독립 혁명(1776), 프랑스 혁명(1789) 등에 영향을 주었고,
- 국민 주권, 시민의 자유, 민주주의, 저항권 등은 현대 정치 체제의 핵심 원리가 되었다.
- 우리가 오늘날 "정부는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부당한 권력에 맞설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로크의 사상 덕분이다.
🚨 하지만 홉스의 이론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 홉스가 말한 "강력한 국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 전쟁, 팬데믹, 테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강한 국가의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
-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가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큰 혼란이 발생했을 것이다.
- 또한, 법과 질서가 무너진 사회에서는 홉스의 "리바이어던"이 필요할 수도 있다.
홉스와 로크의 사회계약론,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홉스와 로크는 서로 반대되는 주장을 펼쳤지만, 그들의 논리는 모두 현대 사회에서 유의미하다.
- 국가가 너무 강하면 독재와 탄압이 발생할 수 있다. (→ 로크의 저항권 필요)
- 국가가 너무 약하면 혼란과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 (→ 홉스의 강한 국가 필요)
따라서 우리는 홉스와 로크를 균형 있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평상시에는 로크의 원칙(자유, 민주주의, 국민의 권리 보호)을 따라야 하지만,
- 위기 상황에서는 홉스의 원칙(강한 정부, 질서 유지)이 필요할 수도 있다.
💬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국가를 원하시나요?
홉스가 말한 "절대적 권력을 가진 강한 국가"인가요?
아니면, 로크가 주장한 "시민이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민주주의"인가요?
아마도,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
'행정학 > 사회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존 로크와 타불라 라사: 인간은 백지인가? (3) | 2025.01.31 |
---|---|
혼돈에서 질서로: 홉스가 말하는 절대권력의 필요성 (2) | 2025.01.31 |
팩트인가 착각인가? 흄의 철학이 던지는 지식의 본질 (1) | 2025.01.30 |
우리는 착각 속에 사는가? 흄의 철학이 말하는 진실 (0) | 2025.01.30 |
임마누엘 칸트와 선험적 종합판단, 앎의 경계에 대한 탐구 (0) | 2025.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