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라는 기간을 넘기며 장기화하고 있다.
순식간에 끝날 것 같았던 전쟁이었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파로 전 세계 경제는 얼어붙었고, 그중 국제 원자재 시장은 상당기간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전쟁은 끝이 없다. 초기 전쟁 분석과 예측은 왜곡된 지 오래고, 지금은 장기화에 대한 다양한 설명만이 난무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이나 예측은
왜 이렇게 맞지 않은 걸까?
전쟁에는 항상 음모론이 존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음모론은 미국 셰일 기업에 의해 전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셰일기업은
소위 떼돈을 벌었다고 한다.
https://www.weeklytrade.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136&item=&no=84969
우리는 지금까지 전쟁을 이분법적 관점으로 해석해 왔다.
한쪽이 악하면, 한쪽은 선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와 푸틴은 악이고, 우크라이나와 나토, 미국은 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 미국은 비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를 사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유럽에 천연가스를 팔 수 없는 러시아는 미국 셰일 업계와 인도, 중국 등에 싼값에 팔아 전쟁비용을 마련했다.
그리고 미국은 다시 비싼 가격에 가스를 유럽에 팔아 수익을 얻었고, 유럽은 이전보다 2~3배 높은 가격으로 추운 겨울을 보냈다.
음모론일 수도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 셰일 기업이니 그들의 전쟁 개입설이 제기되고 있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우리는 지금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풍력, 태양 에너지와 같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석유와 천연가스는 앞으로도 30년 이상 동안 지배적일 것이다.
물론, 점점 더 재생에너지 시대로 갈 것이다.
코로나19를 경험한 세계는 경제적으로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전쟁은 결국 정치다. 중립이라는 것은 애초에 없다. 승자와 패자만이 남는다.
신냉전은 패권국가의 이념이 아닌 에너지 전쟁에서 출발한다.
당분간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될 것이고, 협상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전쟁 중인 이유이다.
빼앗긴 들에 봄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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