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예산은 정부가 새 회계연도 시작 전까지 예산안을 확정하지 못했을 때, 법률적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재정을 바탕으로 공공서비스와 정부 기능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임시 예산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정치 및 재정 운영 시스템에 따라 그 범위와 활용 방식이 다양하며, 국가 재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준예산 또는 잠정예산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준예산의 개념과 그 필요성
준예산(Provisional Budget)은 일반적으로 정부가 예산안을 회계연도 시작 전까지 확정하지 못한 경우(국회 심의에 통과하지 못한경우), 예산 공백 상태에서도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와 정부의 주요 운영 기능이 지속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경비를 임시로 집행하는 제도입니다.
예산안 의결 지연이 발생하는 상황은 정치적 갈등, 경제 위기, 의회의 심사 일정 지연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예산 공백 상황에서 정부가 마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운영 경비를 보장해 주는 장치로써 큰 의미를 가집니다.
준예산의 주요 목적과 핵심 원칙
- 공공서비스의 지속성 보장: 준예산은 국민을 위한 필수적인 공공서비스가 예산 지연 상황에서도 중단 없이 제공되도록 합니다.
- 법률상 의무 지출의 이행: 법률로 명시된 필수 경비(예: 공무원 급여, 국가 채무 상환 등)를 준예산을 통해 지출하여 정부의 법적 의무를 준수합니다.
- 긴급 상황에 대한 대비: 국가 안보나 경제적 긴급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최소한의 예산 집행이 가능하도록 보장합니다.
한국 준예산 제도의 운영 방식
한국 헌법 제54조와 국가 재정법에 따라 한국의 준예산은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필수 경비를 집행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회계 연도 개시 전에 국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전년도 예산을 기준으로 한 준예산을 통해 정부 기능의 최소한의 운영을 보장합니다. 준예산 집행 범위는 매우 제한적이며, 새로운 사업은 예산안 확정 전까지 지출이 불가능합니다.
한국 준예산 집행 항목과 구조
준예산 하에서는 다음과 같은 항목에 대해 제한적으로 지출이 허용됩니다.
- 기존 공공기관의 운영 경비: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최소한의 운영 비용이 보장됩니다.
- 법률상 의무 경비: 법률에 의해 지출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경비가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공무원 급여, 군 및 경찰 경비, 복지 급여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계속사업 경비: 전년도 예산에서 이미 승인된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일정 부분 지출을 허용합니다. 다만, 새로운 사업이나 예산 증액을 요하는 항목은 예산안이 국회에서 확정될 때까지 지출할 수 없습니다.
한국 준예산 제도의 장점과 단점
- 장점:
- 공공서비스의 연속성 보장: 예산안 확정 지연 상황에서도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와 법적 의무 지출이 유지됩니다.
- 불필요한 지출 방지: 필수 경비에 한정된 지출로 불필요한 지출이 줄어듭니다.
- 단점:
- 경직성: 전년도 예산을 기준으로 한정된 지출만 가능하여 새로운 상황에 맞춘 예산 증액이나 새로운 사업 집행이 어렵습니다.
- 정책 유연성 부족: 새로운 사업이나 긴급 대응을 위한 유연한 재정 운영이 제한됩니다. 예를 들어, 경제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재정 투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요국 준예산 제도의 사례 비교
준예산은 다수의 국가에서 예산안 확정 지연 시 공공서비스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으며, 각국은 정치적·경제적 시스템에 따라 그 범위와 구체적인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국가 | 준예산 제도 및 특징 |
일본 | 본예산이 연도 시작 전까지 확정되지 않을 경우, 잠정예산(Interim Budget)을 통해 일정 기간 임시 지출을 허용. |
미국 | 연방 예산안이 의회에서 기한 내 통과되지 않으면 지출 지속 결의안(Continuing Resolution)을 통해 정부 지출을 잠정 승인. |
독일 | 연도 개시 전까지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전년도 예산 범위 내에서만 법적으로 필요한 경비를 집행할 권한을 부여. |
프랑스 | 정부가 제출한 재정법안이 의회에서 70일 내에 의결되지 않으면 대통령 명령으로 예산을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 |
미국 - 지출 지속 결의안 (Continuing Resolution, CR)
미국의 지출 지속 결의안(Continuing Resolution, CR)은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 1일까지 의회에서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지출 지속 결의안(CR)을 통과시켜 정부 지출을 잠정적으로 승인하여, 정부 운영을 임시로 지속하는 예산 조치를 말합니다. 2024년 회계연도 초반에 의회는 공공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임시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최근 H.R. 9747 법안을 통해 2025년 회계연도 예산이 본격 통과되기 전까지 연방 기관에 필요한 재정이 2024년 12월 20일까지 지원될 수 있도록 법제화되었습니다.
미국의 CR도 전년도 예산을 기준으로 프로그램과 활동을 지속하도록 하며, 새로운 사업이나 추가적인 경비는 승인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특정 항목(예: 연방 긴급 관리청의 재난 구호)에는 예외적으로 추가 예산을 할당해 긴급 대응을 보장하고, 국방부와 같은 기관은 새로운 사업 착수를 제한하여 의회의 재정 권한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이처럼 CR은 정부 폐쇄를 막고 공공 서비스의 지속성을 보장하면서도, 의회가 최종 예산안을 확정할 때까지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설계됩니다.
일본 - 잠정예산 (Interim Budget)
일본은 예산이 기한 내에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 때 잠정예산(Interim Budget)을 사용합니다. 잠정예산은 국회의 승인을 통해 정부가 최소한의 경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본예산이 확정될 때까지 필수적인 정부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합니다. 일본은 특히 에너지 전환 정책(GX)과 같은 국가적 장기 계획에도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예산 지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5-2026년 동안 약 11억 달러의 그린 예산을 요구하여 청정 에너지와 원자력의 활성화를 통한 에너지 안보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독일 - 전년도 예산 사용 권한
독일은 기본법(Grundgesetz) 제111조에 따라 회계연도 시작 전에 예산이 확정되지 않으면 전년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습니다. 이는 필수 경비에 한해 운영되며, 주로 국방, 연금, 실업보험 등 법적 의무 지출에 초점을 맞춥니다. 2024년 독일 연방 예산은 2월에 통과되었지만, 그 전에는 일시적으로 전년도 수준에서 필수적인 재정만을 집행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운영되면서 예산 지연 상황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방지하고 정부의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합니다.
프랑스 - 대통령 명령을 통한 예산 시행
프랑스는 예산안이 의회에서 70일 이내에 의결되지 않으면 대통령 명령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합니다. 이는 정부 운영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예산 지연 상황에서도 공공서비스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2024년 프랑스는 장기적인 성장과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교육, 건강, 기후 변화 대응 등 여러 분야에서 대규모 예산 투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필요 시 대통령 명령을 통해 조정될 수 있습니다.
이 네 국가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각국은 준예산이나 잠정예산을 통해 예산 지연 시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하고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된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 준예산 제도의 개선 가능성
한국의 준예산 제도는 공공서비스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경제 상황 변화와 정책 추진의 유연성 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습니다.
예산안 확정 지연 상황에서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는 유지되지만, 경직적인 운영으로 인해 신규 사업과 위기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주요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준예산 제도의 개선 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잠정예산 도입
일본과 같이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국회 승인을 통해 일정 기간 동안 최소 경비를 충당할 수 있는 잠정예산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는 기존의 필수 경비 외에도 최소한의 긴급 지출을 수행할 수 있으며, 예산안 확정 지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지출 지속 결의안(임시 지출 승인제) 도입
미국의 지출 지속 결의안처럼, 한국도 국회가 특정한 상황에서 임시로 필수 경비를 승인받는 방식으로 정부 지출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지출 지속 결의안을 통해 공공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의회 승인을 거쳐 임시적인 예산 승인이 이루어지면, 정책 유연성이 확보되면서 긴급한 경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준예산 제도는 예산안 확정 지연 시 정부가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를 유지하고, 국가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국의 준예산 제도는 이러한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정책 추진의 유연성 확보와 경제적 위기 대응을 위해 개선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잠정예산과 미국의 지출 지속 결의안 같은 주요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임시 예산 승인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긴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기존의 준예산 체계를 보완하고, 경제 변화와 정책 유연성에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국가 재정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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