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가에 가사가 없는 걸 아시나요?

스페인 국가에는 가사가 없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그 이유와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페인 국가는 왜 가사가 없는 것일까요? 그리고 스페인 국가에 가사가 없는 것은 스페인 사회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스페인 국가의 역사

스페인 국가는 '국왕 행진곡(Marcha Real)'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곡은 1761년에 마누엘 데 에스피노사 데 로스 몬테로스(Manuel de Espinosa de los Monteros)가 작곡한 것으로, 처음에는 스페인 근위 보병의 행진곡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단 35초짜리 곡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행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국가 건설에 관심이 많았던 카를로스 3세(1716~1788)는 이 곡을 자신의 곡으로 채택해서 가는 곳마다 연주하도록 했습니다. 카를로스는 영국에 '신이여 국왕 폐하를 구하소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텐데, 왜 자기의 곡에 왕을 찬미하는 가사를 붙이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자신이 가는 곳마다 연주되는 관악대의 음악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찬미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 이후 이 곡에 가사가 붙은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프랑코 독재 시대에 붙여진 가사인데, 마치 건강 체조 노래 같습니다. 팔을 들어 올려라 다시 일어나는 스페인의 아들들이여.

하지만 그중 어느 것도 공식적으로 채택된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가사가 생길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바스크나 카탈루냐, 그 외 자기들만의 국가를 원하는 다른 스페인 지방의 반대 때문입니다. 특히 카탈루냐 지방의 국가인 '베는 사람들(The Reapers)'의 가사는 ‘자만심이 강하고 남을 업신여기는’ 카스티야인을 몰아내자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노래는 하강하는 장엄한 멜로디에 '낫으로 [그들을] 쳐라!'라는 가사가 계속 반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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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국가의 의미

스페인 국가에는 가사가 없지만,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페인 국기와 국장에는 스페인의 역사와 정체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상징들이 담겨 있습니다.

스페인 국기는 빨간색과 노란색의 가로줄무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빨간색은 일부 스페인 사람들에게 열정과 전투에서 넘쳐흘렀던 피를 상징하며, 노란색은 정복으로 얻어진 부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색깔들의 의미는 후천적으로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18세기에 스페인 즉, 스페인의 까를로스 3세는 바다에서 스페인의 함선들이 더 눈에 잘 띄게 할 목적으로 이 배들을 위한 기를 디자인 할 것을 현상 공모 했습니다. 마침내 선택된 디자인이 이 화려한 빨간색과 노란색의 조합이었고, 무적 함대의 정복 결과를 기의 색깔에 의미부여 한 것입니다.

스페인 국기의 노란색 가로줄무늬 안에는 국장이 그려져 있습니다. 기둥, 기둥을 감고 있는 천, 왕관, 방패 모두 각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기둥은 헤라클레스가 지브롤터 해협에 세운 기둥들을 나타내는데,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그는 그곳이 세상의 끝이고 항해자들이 그 곳보다 더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그 기둥들을 세웠다고 합니다. 기둥의 주석 밑부분의 바다가 바로 그 넘을 수 없는 지브롤터 해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양 기둥을 감싸고 있는 천의 'PLUS ULTRA’는 스페인 국가의 표어이며, ‘보다 멀리’ 또는 '보다 먼 세계로’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 표어는 당시의 스페인인들로 하여금 세계의 지평선을 발견하고 정복하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가장 큰 왕관은 현재 스페인 왕조를 나타내며, 기둥 위의 왕관들은 각각 왼쪽은 신성로마제국을, 오른쪽은 스페인 왕실을 나타내며, 신성로마제국의 영향을 받았던 스페인의 과거를 나타냅니다. 방패는 스페인 왕국들의 연합을 상징합니다. 스페인은 과거 로마신성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부터 이슬람으로부터의 지배, 그리고 독립하여 현재에 이르기 까지 스페인 내부의 다양한 왕국들의 연합과 분열, 재결합의 연속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각 심볼들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기둥: 헤라클레스가 지브롤터 해협에 세운 기둥들을 나타내며, 세상의 끝을 의미합니다.
• 천: 'PLUS ULTRA’라는 스페인 국가의 표어를 쓴 천으로, ‘보다 멀리’ 또는 '보다 먼 세계로’라는 의미입니다. 스페인인들의 세계 정복을 장려하는 표어입니다.
• 왕관: 가장 큰 왕관은 현재 스페인 왕조를 나타내며, 기둥 위의 왕관들은 왼쪽은 신성로마제국을, 오른쪽은 스페인 왕실을 나타냅니다. 스페인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합니다.
• 방패: 스페인 왕국들의 연합을 상징합니다. 방패 안에는 다음과 같은 심볼들이 있습니다.
  • 왼쪽 윗편의 성채: 카스티야 왕국을 상징하며, 스페인의 중심부를 차지하는 왕국입니다.
  • 오른쪽 윗편의 사자: 레온 왕국을 상징하며, 스페인의 북서부를 차지하는 왕국입니다.
  • 왼쪽 아랫편의 사슬: 나바라 왕국을 상징하며, 스페인의 북부를 차지하는 왕국입니다. 사슬은 이슬람의 포로들을 해방한 전투를 기념하는 것입니다.
  • 오른쪽 아랫편의 꽃: 그라나다 왕국을 상징하며, 스페인의 남부를 차지하는 왕국입니다. 꽃은 그라나다의 도시 이름과 동일한 의미로, 석류를 나타냅니다.
  • 중앙의 작은 방패: 부르고뉴 왕가를 상징하며, 스페인 왕실의 혈통을 나타냅니다. 부르고뉴 왕가는 프랑스의 부르고뉴 지방에서 유래한 왕가입니다.

 

스페인 국가의 특징

스페인 국가는 가사가 없는 것 외에도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스페인 국가는 공식적인 제목이 없습니다. '국왕 행진곡’이라는 이름은 스페인 국가가 처음으로 사용된 시기를 반영한 것이지, 공식적으로 부여된 것은 아닙니다.

둘째, 스페인 국가는 작곡가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마누엘 데 에스피노사 데 로스 몬테로스가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작품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작품을 표절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셋째, 스페인 국가는 공식적인 연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스페인 국가는 단 35초짜리 곡이지만, 연주 속도에 따라서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52초 정도로 연주되지만, 스페인의 국가 기념일이나 스포츠 경기 등에서는 더 느리게 연주되기도 합니다.

 

스페인 국가의 반응

스페인 국가에는 가사가 없기 때문에, 스페인 국민들은 스페인 국가가 연주될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스페인 국가가 연주될 때 입을 다물고 서 있기만 하며, 다른 일부 사람들은 스페인 국가에 가사를 붙여서 부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수들은 스페인 국가가 연주될 때 '라 라 라 라 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1968년에 스페인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노래 '라 라 라’에서 따온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 스페인의 유명한 코미디언인 호세 모타는 스페인 국가에 재미있는 가사를 붙여서 부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가사는 스페인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들을 풍자적으로 비꼬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스페인 국가의 의미와 가치

스페인 국가는 가사가 없는 국가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페인 국가는 스페인의 역사와 정체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상징들을 담고 있습니다. 스페인 국가는 스페인 국민들에게 자부심과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국가는 가사가 없기 때문에, 스페인 국민들은 스페인 국가에 자신들의 목소리와 감정을 담아서 부를 수 있습니다. 스페인 국가는 스페인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보여주는 국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