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엠툰 PoemToon-두 사람 이야기
30대 초반이라는 나이에 스스로의 감정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받았던 책입니다. 살아가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고 사랑하는 일이 살아감이라고 여긴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했던 시기가 있었나 봅니다.
가을이면 지금까지 읽었던 책을 정리하곤 합니다. 오랜만에 포엠툰이라는 책을 책장에서 발견하여 다시 펼쳐 봅니다. 벌써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책이 되었네요. 인터넷으로 살펴보니 아직 판매는 하고 있는 책입니다.
책을 펼쳐 들면 첫 장에서 볼 수 있는 글입니다.
결국 난....
그동안 내가 태워버린...
그 모든것들의....
재를 밟고 서 있는 것...
30대의 저에게는 그다지가 맘에 들지 않았던 구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눈에 들어오게 되는 글 속에 나는 내 시간의 흐름 속에 흘러갔던 것들과 남겨져 있는 것들 뒤에 서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 지금에야 이해되었던 문장입니다.
30대에서 바라보던 60,70되 신 어른들에게 느꼈었던 경륜이라는 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따라붙은 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거의 경험과 실수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며 삶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가 봅니다.
나이가 들어서 하는 사랑에는....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것을 사람들은 '이성적인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아버린 나이라서 그런가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린 나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알아버린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서
잃어버린 것들을 채우기 위해서....
머리를 좀 더 써야 하는 것인지 모릅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편지가 필요 없는 나이가 되어버린 듯싶습니다.
-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는 건 어렸을 때나 하는 짓이야 중에서 -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랑에 대한 관점이 더 깊어지고, 사랑이란 이성적인 측면뿐만이 아닌 더 복잡한 감정과 관계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더 많이 고민하게 되면서 성장하고, 통찰력을 얻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건 학습과 성장의 과정이라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배우게 됩니다
너무나 평범한 말과....
그리고 다른 사람에겐...
아무 떨림도 못 주는 말과 행동들이...
나에게만 특별하게 느껴지게 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바로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그게 사랑하는 일....
그저 전화 한 통화로....
힘내라는 이야기 하나만으로...
작은 웃음 하나로..
그저...
그렇게 있어주는 것만으로..
너무나 소소한 일들이..
거대하게만 느껴지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
- 그 사람이 바로- 중에서
사랑은 종종 평범한 말과 행동 속에서 특별함을 찾게 만들어 줍니다. 다른 사람에겐 아무 떨림도 주지 않는 일상적인 것들이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 그사람이 당신을 지지하고 힘내라는 한마디, 작은 웃음하나 그리고 그냥 그 존재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갖게 만든다면 그것이 사랑입니다.
"지금은 여름인데 왜 겨울에 같이 있자고 그래요? "
그녀의 물음에 그는....
바보 같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겨울까지 같이 있었으면 해서요...."
-다음계절 중에서-
짧은 대화를 통해 사랑과 기다림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미래를 기다리며 서로의 사랑을 간직하고자 하는 소망을 나타내는 문장과 함께, 제목의 "다음계절 중에서"라는 표현은 이 짧은 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두 사람의 사랑이 시간과 계절을 초월하여 더 깊어져 갈 것임을 알게 합니다.
'잠시' 실패했다고 다시 숨기고....
'잠시' 넘어졌다고 다시 널 감추면....
그건 '잠시'가 아닌 '영원'이 될 수도 있어...
이제 겨우 넌 기지개를 편 거고
이제 겨우 넌 첫발을 내딛은 거야....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성공에 대한 희망.. 이 두 가지에 대한 고민을 30대에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그저 열심히 삶을 살아왔던 것뿐.... 나는 숨기지 않았을까? 나는 감추지 않았을까? 실패와 후회가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아직 내 삶에는 절반의 시간이 남아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해 봅니다. 이제 첫발을 다시 딛어야 할 때가 온 것, 이재 다시 기지개를 펴야 할 것 같습니다.
그와 그녀는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었다.
다른 곳에서 살았고...
다른 이야기를 들었고....
다른 얘기들을 하면서 살아왔었다.
누구나 그렇게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한다.
그러니까 누구를 탓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같은 하늘이 두 사람에게 보여지게 된다면... 중에서 -
지금 나와 함께하고 있는 사람..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었고.. 다른 곳에 살았고.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 하지만 지금 나와 함께하고 있는 사람.. 서로 다른 출발점에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수없이 많은 다툼이 있었던 사람.. 그리고 그 다툼의 시간들 속에 서로를 탓하기도 했던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해져 버린 사건들...
이제 누구를 탓하지 말자.. 함께만 하기에도 우리의 시간은 짧다.
저자 소개 (yes24)
정헌재(페리테일)
그림 그리고 글 쓰고 사진 찍고 노래 부르는 작가. 삼성생명 캐릭터 개발, 카카오톡 이모티콘 개발, 앱 개발 등 이야기를 만드는 거의 모든 일을 하며 살아가는 생활 밀착형 작가입니다. 2002년 개인 홈페이지 뻔쩜넷에서 만화와 글을 연재하기 시작, 첫 책《포엠툰》이 베스트셀러가 된 후 《완두콩》,《기분 좋아져라》 시리즈,《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잘한 것도 없는데 또, 봄을 받았다》,《같이 살 수 있을까》 등 12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다음 웹툰 <기분 좋아져라>를 연재했고 최근 버프툰에서 <같이 살 수 있을까>를 완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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