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관하여라는 작은 책에서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대변자인 카토는 두 청년과 나눈 짧은 대화에서 노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반박하며, 노년의 가치와 풍요로움을 역설합니다. 이 책은 젊음과 노년 사이의 관계, 노년의 즐거움과 지혜,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인식을 통해 노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키케로는 카토의 입을 통해 현명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어째서 노년이 인생의 최도단계일 수 있는지를 들려주고 있는데, 그는 노년이 무기력, 질병, 관능적 쾌락의 상실, 임박한 죽음에 대한 강한 두려움 등으로 가득한 비참한 시기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의 주장을 반박하며, 노년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마음껏 즐겨야 할 인생의 시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훌륭한 노년은 젊을 때 시작된다.
키케로는 노년을 생산적이고 행복한 시기로 만들어주는 특성들을 젊어서부터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절제와 지혜, 명료한 사고, 그리고 삶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즐기는 자세. 이것들은 노년을 지탱해주는 것이기에 젊은 시절부터 익혀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젊은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해지기 어렵습니다.
노년은 인생에서 매우 즐거운 시간일 수 있다.
내면을 잘 갈고닦으면 노년은 아주 즐거울 수 있습니다. 물론 불행한 노인들이 많이 있지만 그것은 나이 때문이 아닙니다. 키케로는 그들이 불행한 이유가 늙어서가 아니라 내면이 빈곤해서라고 말합니다.
인생은 다 때가 있다.
젊어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고 나이 들어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에 젊음에 연연하는 것은 소용없는 짓입니다. 자연의 이치에 맞서 싸우면 그 결과는 필패입니다.
노인과 젊은이는 지혜와 시간을 나눌 수 있습니다.
삶에는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참된 지혜가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이 지혜를 전해주는 것은 노인의 즐거움이자 의무이고, 젊은이들도 노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는 것을 비롯해 많은 것을 줄 수 있습니다.
한계는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80세 먹은 노인이 도보 경주에서 건강한 20대 청년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노인들도 신체가 허용하는 한에서 여전히 신체적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거나 글을 쓰는 일에서부터 공동체에 지혜와 경험을 제공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많은 체력이 필요하지 않은 일들이 있습니다.
정신은 단련이 필요한 근육이다.
이 책에서 키케로의 대변자로 등장하는 카토는 노년에 그리스 문학을 연구하고 날마다 잠들기 전에 하루의 일을 곰곰이 되짚어 보고 있습니다. 늙어갈수록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정신을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노인은 자기 힘으로 서야 한다.
키케로의 말을 인용하면, "노년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자기 권리를 지키고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고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자기 영역을 지배할 경우에만 존중받는다." 노년은 수동적인 시기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성을 과대평가한다.
노인들도 성적 즐거움을 누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시절에 강렬했던 성적 욕구는 나이가 들수록 시들어가기 마련입니다. 키케로에 따르면, 이는 늙음이 주는 선물입니다. 왜냐하면 관능적 욕구가 줄어드는 대신에 그만큼 인생에서 훨씬 더 만족스럽고 지속적인 것들을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정원을 가꿔보라
키케로는 농사의 즐거움을 찬양하는 대목에서 이런 주장을 펼치지만, 여기에는 그 이상의 중요한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행복하려면 반드시 진정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가치 있는 활동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하는 것이 거름을 주거나 포도나무의 가치를 치는 일이 아닐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게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다.
키케로는 죽음은 인간 의식의 소멸이거나 영원한 지복(더없는 행복)의 시작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 말이 맞든 틀리든, 키케로가 말하듯 분명 인생은 연극 같은 것이다. 훌륭한 배우는 무대를 떠날 때를 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종막이 다가오고 있는데 죽지 않으려고 기를 쓰는 것은 헛되고 어리석은 일이다.
노년은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생활하는가에 따라 풍요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아가며 지혜를 축적하는 것은 훌륭한 노년을 위한 필수적인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년은 자유롭고 존엄한 시기이며,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즐기는 태도로 맞이할 수 있다면 풍요로운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Marcus Tullius Cicero, (기원전 106~43))
기원전 106년 로마 남부 라티움의 아르피눔에서 태어나, 로마의 정치가, 변호사, 학자, 철학자, 문인으로서 로마 공화국의 붕괴를 초래한 마지막 내전에서 공화주의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 인물입니다. 그는 또한 최고의 로마 연설가로서 알려져 있으며 시세로니안 수사법의 혁신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는 로마와 그리스에서 교육받았으며, 로마 기사 계급에 속한 부유한 가문 출신으로서 31세의 젊은 나이에 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고, 5년 후에는 안찰관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법무관에 선출되었고, 3년 후에 로마 최고의 관직인 집정관에 오르면서 정치적으로도 최고의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라틴어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고, 19세기까지도 그의 영향력은 유럽 언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키케로는 헬레니즘 철학의 주요 학파들의 주장을 라틴어로 소개하고, "evidentia," "humanitas," "qualitas," "quantitas," "essentia"와 같은 신조어를 도입하여 라틴어 철학 어휘를 확장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그는 Epicurean의 Phaedrus, Stoic Academic의 Diodotus, 그리고 Peripatetic의 Philo of Larissa로부터 철학을 배웠으며, 이에 따라 그는 철학의 주요 세 학파의 공부를 통해 철학의 기초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의 정치 철학은 자연법, 자연적 평등, 그리고 자연스러운 국가에 대한 믿음이라는 세 가지 관련 요소로 구성됩니다. 또한 키케로의 평등 개념은 그의 정치 철학의 중요한 측면입니다. 인간들은 정의를 위해 태어났으며, 그 권리는 사람들의 의견이 아니라 자연적 기원에 근거합니다. 자연법의 시각에서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합니다.
키케로는 원로원 중심의 공화체제를 옹호하며 카이사르의 독재정치에 반대하다 사유지가 있는 시골로 물러나 『노년에 관하여』를 집필하였으며, 기원전 44년에 카이사르가 암살됨에 따라 다시 정계로 복귀하지만, 기원전 43년에 안토니우스가 보낸 병사들에 의해 카이에타에서 암살되고 이에 따라 로마 공화정도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저서로는 『의무론』, 『최고선악론』, 『우정에 관하여』, 『노년에 관하여』, 『수사학』, 『국가론』 등이 있습니다.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저/필립 프리먼 편/안규남 역
‘현대 독자가 질문하고 고대 철학자가 답하다!’프린스턴대 ‘현대 독자를 위한 고대의 지혜’×아날로그 아르고스 시리즈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어떻게 정신의 자유를 얻을 것인가?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고, 또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진실된 우정은 어떻게 쌓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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