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작성하거나 책을 읽는 등 어떤 지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 중의 하나가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이라는 개념입니다.
특히 과학과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이 두 가지 개념은 연구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이라는 개념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는 상대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객관성이란 무엇일까?
객관성이란 주관적인 판단 또는 감정을 배제하고 사물이나 현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해 보면 주관적인 판단이나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누구나 동일하게 인지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을 통해 사물이나 현상을 파악하고 해석하려는 인식론적 태도를 말한다.
객관적인 관찰과 분석을 통해 얻어진 결과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현실적으로 완벽한 객관성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경험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객관적인 관찰이나 객관성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존재하게 된다.
왜 완벽한 객관성이라는 것이 어려울까?
먼저 관찰자로서의 편견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관찰자는 개인적인 경험, 배경지식, 가치관 등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어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두 번째로 측정 도구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어떤 측정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관찰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 이것은 측정 도구 자체가 완벽히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측정과정에서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 번째로는 해석의 다양성이다.
관찰된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관찰자를 비롯하여 데이터를 해석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동일한 자료를 놓고도 각각의 사람들은 각자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네 번째로 언어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추상적으로 모호한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 완벽하게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해외에서 유명한 논문이나 연구 자료들을 번역하거나 인용할 때 종종 오류가 생기기 쉬운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맥락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개인의 인식은 사회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회적 맥락, 문화 역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사물의 현상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완전하게 개인적인 배경과 무관한 객관적 관찰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객관성을 추구하는 의미는?
다양한 것에 영향을 받는 객관성. 그렇다면 객관성을 추구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객관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완벽한 객관성은 어렵지만, 객관성을 추구하는 노력 자체는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지식을 얻는데 기여한다는데 의미가 있고, 객관성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다양한 관점이나 해석을 존중하게 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조금 더 나은 결론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또한 객관적인 데이터와 분석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객관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취하게 된다.
먼저 과학적 방법론의 활용이 있다. 특히 연구 보고서나 연구 논문의 경우 연구 전제에서부터 방법론, 데이터 수집, 결론에 이르기까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관찰과 실험 데이터 분석 모든 과정에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것을 위해 연구보고서나 논문에서는 되도록 명확한 용어를 사용하고, 연구에 사용되는 용어와 방법들을 조작적 정의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특히 선행 연구의 분석이나 다른 연구자들의 비판과 검토를 통해 결과의 객관성을 유지하거나, 결과에 대한 분석에서 한 가지 관점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한다.
즉 객관성을 갖기 위해서는 완벽한 객관성보다는 객관성을 갖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치중립성이란 무엇일까?
가치중립성은 단순히 개인적인 의견이나 감정을 배제하는 객관성을 넘어, 연구나 판단 과정에서 특정한 가치관이나 이념을 개입시키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에만 기반하여 판단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해 본다면 연구자는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연구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만 하는데 이러한 태도를 가치중립성이라고 한다.
연구에서 가치중립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지만, 연구 자체가 사회적 요구와 가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가치중립성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왜 가치중립성이 중요할까
먼저 가치중립성은 연구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1차적인 수단이다. 연구에 있어서 개인적인 가치관이 개입되지 않을 때, 연구 결과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 타당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가치중립성이 담보되어야 연구 결과가 특정 집단이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신뢰와 공정성은 연구 자체가 특정한 가치관에 편향되지 않으며,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공정한 분석과 해석을 하고 있음을 알려주게 된다.
가치중립성의 한계와 논쟁
객관성과 마찬가지로 가치중립성도 인간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완벽한 중립성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어떤 연구를 수행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나 개인적인 관심사를 연구 주제로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연구자의 가치관이 개입될 수 있다.
그리고, 연구 방법론을 선택하거나 결과의 해석에 있어서도 연구자의 가치관이 반영될 여지가 다분하다. 어떤 연구 방법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게 되고,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도 각각 다른 연구자들은 각자 다른 해석을 내어놓을 수 있다.
때문에 가치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구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다른 연구자들의 비판과 검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른 배경을 갖고 있는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접근하도록 하여야 하고, 결과의 해석에 있어서도 다른 전문가들의 평가를 반영하여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으며, 정량적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주관적인 판단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객관성과 가치중립성
단순히 이야기하면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이 뭐가 다른 걸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될 수 있다.
연구나 판단의 과정에서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객관적인 관찰을 통해 얻어진 사실을 바탕으로 가치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가치 판단 자체는 객관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듯이, 객관성은 가치중립성을 위한 전제 조건될 수 있지만 객관성만으로는 가치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
학문 분야별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의 적용
각 학문마다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이 적용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이는 해당 학문의 특성, 연구대상, 연구 방법론에 있어서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은 주로 인간의 삶, 문화, 사상등을 연구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자연과학처럼 객관적인 수치나 실험 데이터를 얻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문헌 분석, 비교분석등을 통해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연구자의 해석이나 관점이 연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완전한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
또한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 도덕, 윤리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가치중립성을 유지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자는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객관적인 분석을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사회학
사회학은 사회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로 나누기도 하는데, 양적 연구라는 관점에서 보면 주로 설문조사, 통계분석 등을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사회현상을 설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회 현상은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완전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작적 정의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하려 한다.
또한 사회학 연구는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가치중립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연구 주제 선정에서부터 연구 방법론, 결과 해석가지 연구자의 가치관이 개입될 여지가 켜켜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자연과학
자연과학은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실험을 통해 법칙을 발견하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객관적인 측정과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법칙을 도출하려고 한다는 관점에서 거의 완벽한 객관성을 확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과학은 다른 학문에 비해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자연과학 연구 자체가 사회적 요구와 가치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며, 연구 결과의 활용 방식에 따라 사회적 가치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모든 학분 분야에서 완전한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각 학문 분야는 자체적인 방법론을 통해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한다.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분야의 특성을 이해하고, 객관성과 가치중립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회과학연구에서의 가치중립성은 자연과학 연구와 어떻게 다를까
사회과학 연구와 자연과학 연구에서의 가치중립성 차이
사회과학 연구와 자연과학 연구는 모두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을 추구하지만, 연구 대상과 방법론의 차이로 인해 가치중립성을 달성하는 방식과 그 한계가 다르다.
연구 대상의 차이
- 자연과학: 자연 현상을 대상으로 하며, 일반적으로 관찰 가능하고 측정 가능한 현상을 다루는데, 자연법칙은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연구자의 가치관이 직접적으로 개입될 여지가 적다.
- 사회과학: 인간 사회와 그 구성원의 행동, 관계, 제도 등을 대상으로 하며, 주관적이고 복잡한 현상을 다루게 된다. 사회 현상은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자연과학처럼 단순한 법칙을 발견하기 어렵다.
연구 방법론의 차이
- 자연과학: 실험, 관찰, 통계 분석 등의 양적 연구 방법을 주로 사용하며,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 사회과학: 설문 조사, 인터뷰, 참여, 관찰 등의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 방법을 함께 사용하며, 주관적인 경험이나 사회 현상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한다.
가치중립성의 차이
- 자연과학: 자연과학은 가치중립성을 사회과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반적인 법칙을 도출하기 때문에, 연구자의 가치관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중립성이 유지된다. 하지만 연구의 주제 선정이나 연구 결과의 활용 등에서 가치 판단이 개입될 수 있다는 점은 항상 주의해야 한다.
- 사회과학: 사회과학은 연구 대상 자체가 인간의 가치와 행동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가치중립성을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 특히, 연구 주제 선정, 연구 방법, 데이터 해석 등 모든 단계에서 연구자의 가치관이 개입될 수 있으며, 연구 자체가 사회 변화를 위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연구자의 가치관이 연구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사회과학 연구는 자연과학 연구에 비해 가치중립성을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 사회과학연구는 인간 사회와 사회 현상을 다루기 때문에 연구자의 가치관, 문화적 배경, 사회적 관계 등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과학 연구자는 연구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인식하고,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구분 | 자연과학연구 | 사회과학연구 |
연구대상 | 자연현상 | 인간사회와 행동 등 사회현상 |
연구방법 | 정량적 방법, 양적 연구 위주 |
정성적 방법, 정량적 방법 질적 연구, 양적 연구 |
가치 중립성 | 상대적으로 유지 가능 | 유지하기 어려움 |
사회적 영향 | 상대적으로 적음 | 상대적으로 큼 |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이 충돌하는 경우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이 충돌하는 것에 대한 예시를 들어 보자
가령, 한 사회학자가 빈곤이 교육 성취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사회학자는 자신이 속한 사회적 배경과 편견에 대해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연구자가 부유한 배경에서 자랐다면, 빈곤층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저소득층 지역에서 인터뷰와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연구자와 참여자 간의 권력관계에 민감한 연구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가치중립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이러한 상황에서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
연구자가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치중립성을 벗어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지만, 동시에 사회학자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예시는 사회과학 연구에서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이 충돌하는 전형적인 상황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연구자는 자신의 편견을 인지하고 객관적인 연구를 설계해야 하지만, 동시에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 변화를 촉구하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왜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이 충돌하는 걸까?
그것은 인간은 누구나 주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완전한 객관성은 불가능하다.
또한 사회과학 연구는 인간 사회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치 판단과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고, 연구자가 단순히 지식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은 욕구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자는 객관성을 추구하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인식하고, 연구 결과가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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