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하다 놀라서 다쳤는데 운전자 일부 유죄?

최근 법원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보행자를 직접 충돌하지는 않았지만, 놀라서 넘어져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운전자에게 일부 유죄판결을 한 사건이 사회적 논란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사건 개요

이 사건은 2022년 1월 25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중구의 편도 3차선 도로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해당 도로는 주차된 차량들로 혼잡한 상황이었다고 하며, 횡단 보도고 아닌 곳에서 서 있던 보행자 B 씨(75세)가 무단횡단을 시도하다, 운전 중이던 A 씨의 차량을 보고 놀라서 뒷걸음 하다 넘어져 오른쪽 팔뚝뼈가 부러지는 전치 10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차량과 물리적 접촉은 없었습니다. 

 

무단횡단하다 놀라서 넘어졌는데…멈춰선 운전자 일부 유죄판결

 

혐의

검찰은 해당 장소가 보행자가 자주 무단 횡단 하는 곳으로 B 씨를 멀리서 발견했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아 B 씨가 놀라서 상해를 입게 되었는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며 뺑소니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로 B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 판결

1심에서는 "주차된 차량 사이로 갑자기 튀어나와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예상해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는 B 씨를 발견하고 충돌하기 전에 정차까지 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서 "놀라 뒤로 넘어져 상해를 입을 것까지 A 씨가 예견해 대비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엄부상 주의 의무 위반과 이사고 사이에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하고, 무죄를 선고 하였습니다. 

 

2심 판결

검찰은 1심판결에 불복하고, 뺑소니 혐의 외에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예비적 고소사실로 추가하여 항고하였습니다.  즉 사고 후 다친 사람을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2심 재판부는 뺑소니 혐의에 대해서는 "A씨가 제한속도를 초과해 운전했거나 피해자 안에서 급제동했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가 없고, 제동한 지점은 피해자의 뒷걸음질 시작 지점과 약 2m 내외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며 전방과 좌우를 잘 살펴 횡단 보행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안전 운전해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라며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추가 공소사실인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서는 "A씨가 교통으로 인행 B 씨에게 상해를 입게하고도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라고 밝히면서, "B 씨가 A 씨의 차량을 피하다가 상해를 입었던 점, A 씨는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운전석에서  B 씨와 말다툼 후 그대로 운전해 간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판시하면서 

일부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A 씨는 항소심의 유죄 판단에 불복해 상고한 상황입니다. 

 

사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운전자가 무단 횡단사고를 예상할 수 있었던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사고 당시 도로는 주차된 차량들로 혼잡한 상황이었고, 피해자 B 씨가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나 무단횡단을 시도했으며, 운전자 A시가 횡단보도가 아닌 위치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보행자를 예상하고 그에 대비해야 할 의무가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분명하게 결론 내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1심 법정에서는 A 씨의 주의 의무를 강조하며 무죄 판결을 내렸고, 2심에서는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인정하여 일정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사고를 보았을때 직접 충돌하지 않은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는 점에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이번 사건이 아닌 다른 여러 가지 사건들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판결에 조금 신중했어야 하는 것은 아닐지.. 

도로교통법 제 10조 5항
"보행자는 안전 표지 등에 의하여 횡단이 금지되어 있는 도로 부분에서 그 도로를 횡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무단 횡단자체가 법적인 규정이 있는 것처럼 불법을 저지른 상황에서 정상적인 운전을 한 사람에게 죄를 묻는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 

 

그리고 놀라서 넘어진 것을 운전자가 사고 낸 것으로 판단한 것 자체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 무단 횡단하는 보행자를 피하려다가 운전자사 다른 사고를 내거나, 다쳤다면 보행자에게 사고를 낸 책임이 있다고 판결할 수 있을까요? 

 

생각해 보게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