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울 때 우리는 대한민국은 아직 정치문화가 발전되지 않았다는 표현을 자주 쓰곤 한다. 그리고 올바른 정치문화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올바른 정치문화가 무엇일까?
단순히 정치적, 정책적 방향성이 다른 정당이 서로 협치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문화일까?
정치문화( political culture , 政治文化 )란
사회집단의 정치적 기분 ·태도 ·평가 ·의무감 ·약속 등을 포함하는 정치체제의 심리적 측면 또는 내재화된 정치체제
- 두산백과
정치 문화는 특정 정치 체계의 집합적인 역사의 산물인 동시에 현재 그 체계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생활 체험의 산물
- Lucian W. Pye,1965. "Introduction: political culture and political development"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목표들과 공통적으로 받아들이는 규칙
- Macridis, Roy,1961 "Interest Groups in Comparative Analysis"
정치 문화란 자신들의 정치적 의견이나 입장을 해결해 가는 과정의 특성
- Dahl, Robert, 1966 Political Oppositions in Western Democracies
한 나라의 정치 문화의 중요한 구성 요소를 정치가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가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개인들의 가치관과 신념, 그리고 감성적 태도로 본다. 사회 구성원들의 정치적 태도, 인지, 가치, 신념, 정서, 의식 등은 가족, 학교, 종교, 동료집단, 정당, 미디어 등의 다양한 사회화 요인들에 의해 형성되는, 즉 정치 사회화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 Beer, S. M, 1958, Patterns of Government
즉 한 세대의 정치 문화는 다음 세대로 계속 이어지는 지속성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문화는 오랜 역사의 흐름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사회화 과정의 산물로 보고, 정치 체제라는 외형적 틀이 변해도 정치 문화는 지속된다고 여겨진다.
종합해 보면
정치문화란,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치적 규범이나 관습, 신념체계, 사고방식 등을 의미한다. 알몬드와 베르바는 정치문화에 있어 그 이념형을 제시함으로써 정치의 발전 정도를 가늠하였고,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도 알몬드와 베르바의 지방(향리)형, 신민형, 참여형 정치문화의 개념으로 비교 고찰해 볼 수 있다.
알몬드와 베르바의 정치문화 3 유형
알몬드와 베르바는 'The Civic Culture, 시민문화'에서 미국, 영국, 독일, 이태리, 멕시코 5개국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정치적 태도와 민주주의와의 관계 즉 정치의 발전 정도를 가늠하고자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정치문화 인식 면접 조사를 수행했다. 그리고 크게 3가지 유형으로 정치 문화에 대한 이념형을 분류했다.
지방(향리) 형 정치문화 : 정치체제와 정치 참여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상태
지방형 정치문화는 주로 전통적 공동체 사회의 정치문화를 일컫는데, 이 유형은 일반적으로 정치체제와 투입대상, 산출대상, 정치적 자아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가난하고, 문맹률이 높은 저개발국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국가에서는 피지배자들(국민, 시민)이 정치체제와 정치권력에 대해 낮은 인지와 감성을 갖고 있으며, 정치인이나 체제에 대해 평가하지 못하는 정향성을 가지고 있다.
즉 국가나 공동체에 대한 이념적 가치,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정치와 정치 주체자(정치인, 정당등)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거나 관심이 없는 상태이다.
이들에게는 가족이나 씨족 정도의 단위가 가장 큰 관심사이고, 그 속에서의 삶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리고 개인의 역할은 가족, 씨족, 종족과 같은 소규모 단위기준에서만 정의된다.
따라서 지방형 정치문화에서는 정치적 관심이나 참여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가족, 종족, 씨족 등 소규모 공동체 사회의 인간관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개인은 국가나 정치체제라는 큰 단위와의 관련성을 거의 갖지 못하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시스템은 정치적으로 통합되지 않은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져 있는 특징을 보이, 전문화된 정치적 역할이 존재하지 않으며,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신민형 정치문화 : 정치체제와 정치 결과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직접적인 참여에는 소극적인 상태
신민형 정치문화의 경우 정치체계와 산출 측면에 대한 정향이 발달되어 있지만, 투입 측면과 능동적 정치 참여자로서의 자신에 대한 정향은 거의 발달되지 않은 상태를 지칭하는데, 동유럽 국가들과 아프리카등 많은 신생 국가들에게서 나타나는 정치문화 형태이다.
국민(시민)들이 국가나, 정치체제와 정책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지만 정치체제에 수동적이고 복종적인 관계를 갖는다. 즉 시행되는 정책이나 정치활동 등에 관심이 있고, 인지하고 있으며, 평가도 하지만 적극적으로 정치활동에 참여하여 개선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 경우를 말하며, 중앙집중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치구조가 이러한 문화에서 주로 발견된다.
피지배자(국민, 시민)는 권위주의적 권력구조에서 하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통치의 대상으로서만 존재하게 되고, 권력의 행사는 수직적이며, 지배권력에 대한 피지배층의 순응, 복종이 주된 정치문화 형태가 되며, 적극적 정치 의사표시나 행동은 허용되지 않는다.
참여형 정치문화 : 정치체제, 참여, 정치적 자아에 대한 높은 인식을 가진 상태
참여형 정치문화는 사회 구성원들이 정치체제, 투입 대상, 산출 대상, 능동적 참여자로서의 자신에 대해 비교적 높은 정향을 발달시키고 있는 상태를 말하며, 민주정치 구조와 가장 잘 어울리는 문화로 인식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형과 신민형 정치 문화를 거쳐서 형성되거나, 민주화라는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곤 한다.
이런 국가에서의 사회구성원들은 정치체제와 정책, 그리고 법안의 입안과 결과에 대해 높은 인지/감성/평가도를 보이고 자신들을 정치체제에서 능동적인 참여자로 인식한다. 시민들의 주권의식은 높고 정치과정에 참여와 의견 표명이 적극적이며, 시민들은 지도자를 선출하는 유권자이고, 시민들의 주권은 법으로 보장받는다. 참여형 정치문화는 주로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에게서 발견된다.
정치문화를 나누는 기준
지식수준
정치 문화를 나누는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로 개인이 정치체계에 대해 어떤 지식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다. 이는 정치적 이론, 정부의 기능, 정치 역사, 정책 등에 대한 이해도를 포함하며, 지식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정치적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있는 토론을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 주체자와 정책 인식
정치 주체차는 정치적 결정을 주도하는 사람이나 정당등을 의미하는데, 개인이 이러한 정치 주체자와 정책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정치 문화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정치 주체자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은 정치적 결정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정책에 대한 견해를 형성하게 된다.
정책 집행과 과정 이해
정책 집행은 정책이 실제 실행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개인이 정책 집행의 영향과 그 과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있다면 정책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정책개선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자아인식
개인이 정치체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자신을 인식하고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측면이다. 이는 정치적 참여의지, 정치적 정체성, 정치적 가치관등을 포함하며, 자아인식이 높은 사람은 정치적 참여에 더 적극적이며, 정치문화를 형성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지방/신민/참여 정치문화의 혼합
현실적으로 세계의 다양한 국가들을 살펴보면 지방형, 신민형, 참여형 정치문화의 독립된 하나의 형태만 존재하지 않으며, 지방+신민, 신민+참여, 지방+참여, 지방+신민+참여 등 혼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전통적인 국가형태 봉건제도에서 근대화 또는 중앙집권적 정치 체제로의 변화과정에서 주로 나타나는 형태가 지방 + 신민 정치문화이며, 중앙집권적 정치체제에서 민주화의 과정을 거쳐 참여형 정치체제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형태가 신민 + 참여의 정치문화형태이다. 전통국가에서는 지방형의 형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권위주의 형태의 국가에서는 신민형이 주된 형태이고, 민주국가로 갈수록 참여형의 형태가 주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알몬드와 베르바의 정치문화의 3가지 개인적 정향
알몬드와 베르바의 정치 문화 개념의 요체는 정치적 목표와 이에 대한 개인의 정향이라고 할 수 있다. 알몬드는 이러한 개인의 정향을 감정적(감성적) 정향, 인지적 정향, 평가적 정향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감정적(감성적) 정향 (Affective orentation or Affective responses) : 정치체제와 그의 역할, 정 치인 및 성과에 대한 느낌
정치체계 일반 즉 정치체계의 역할, 정치인 그리고 청지인의 성과 역할 등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의미한다. 정치체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긍정적, 중립적, 부정적 감정적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인지적 정향(Cognitive orientation): 정치 체제와 통치자들의 역할에 대한 지식과 인지
일반 국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정치체계에 대한 지식과 믿음, 신념을 의미하는데, 다시 말하면 정치체계의 역할이나, 정치인 정치 주체자들의 성과에 대해 경험적 신념을 형성하고, 정치적인 성향이나 태도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지적 정향은 역할 담당자, 투입, 산출에 대한 지식과 믿음을 의미한다.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해보면
A라는 국민이 평소 B라는 정치인의 사상이나, 정책에 대한 입장, 그리고 생각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할 때, C라는 정책에 대해 정치인 B가 어떠한 태도나 정책적 입장을 취할지를 추측하고, 그에 대해 지지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선거에서 이러한 경우가 많이 나타나는데, 평소 그 정치인의 태도나 사상등에 따라 "B라는 정치인은 이럴 거다"라고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을 정향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정치적 인지의 양태는 사회 형태와 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평가적 정향(evaluative orientation, value preference): 정치적 대상에 대한 판단
평가적 정향은 국가나 공공기관 및 정치 주체자(정치인, 정당 등)들의 목표나 정부의 정책적 활동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그에 대한 신념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국가나 공공기관, 정치주체자들에 대해 개인은 자신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공정하다, 공정하지 않다. 정부 또는 정치주체자들의 주장이나 정책들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하게 되거나, 중립적인 관점에서 관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결과를 만들어 가는 진행절차에 대해 민주적이거나 공정성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것을 정치적 대상에 대한 판단이라 할 수 있고, 평가적 정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평가적 정향을 개개인의 가치기준과 척도를 기준으로 개인의 인지적 정향과, 감정적 정향을 결합하여 정치적 대상에 대해 판단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
대한민국의 정치문화를 살펴보면, 대부분 조선조 유교문화와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신민형 정치문화가 우리의 의식의 기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민주화의 과정을 거쳐가면서 참여적 정치문화를 형성하고, 현재는 다원화된 정치문화의 형태를 띠고 있다.
민주주의 도입기 (전통적이고 참여폭발적 정치문화): 식민지로부터의 해방 이후,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기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사회는 강력한 정치 지도자가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당시 지방형 정치문화형태 즉 전통국가형태에서 신민형 국가로 변화되기 시작한 단계로 새로 부각되기 시작한 정치 엘리트를 중심으로 국가운영과 정치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 관심이 적었기 때문에 소수 집권세력에 권력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반공을 기치로 내걸고, 정치적으로 강력한 권력을 갖게 되었다. 정치적으로 많은 업적을 이루었지만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관료와 경찰 조직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비판받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시대 (관료적 권위주의):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 개발을 위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정치 참여보다는 경제 발전에 중점을 두었고, 강력한 정치권력에 의해 국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시기였다. 이러한 정치문화는 신민형 정치문화의 특징을 보여주는데, 박정희 대통령 시기에는 정치적 자유와 참여는 제한되었으며, 정부에 대한 비판은 종종 억압되었다.
민주화 운동과 참여정치의 확대: 198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에서는 민주화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민주화 운동과 더불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정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계기로 하여 참여형 정치문화가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시민들은 정치적 자유와 참여를 요구하며 정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현대의 다원화된 정치문화: 현재의 대한민국은 다양한 정치적 의견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원화된 사회이다. 참여형 정치문화가 더욱 발전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성숙과 함께 시민들의 정치적 역량이 강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익집단으로 대변되는 정치집단들에 의해 정치적 의사결정이 편향되거나, 공정성을 잃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정치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대다수의 개인들의 보다 적극적인 정치활동 참여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이관열(Kwan Youl Lee),and 박경숙(Kyong Suk Park). "정치 문화 개념의 일고찰." 사회이론 -.53 (2018): 65-86.
Almond, G. A./S. Verba, The Civic Culture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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