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종원의 예산시장 프로젝트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종종 TV 뉴스 또는 신문에서 볼 수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많이 듣고, 보게 되는 단어이기도 해서 익숙하지만 정확한 개념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주변에서 발생해 왔던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에서야 개념적으로 낯설고 단어의 뜻과 의미도 헷갈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일반화되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까요?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지역개발이라는 단어와 같이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개념
저소득층, 영세한 기업이 있던 지역 또는 낙후된 상권이 새로운 문화 현상이나. 재개발등으로 인해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고급 주택, 대형문화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게 되고, 시설이나 경관 등이 변화되어, 임대료가 치솟아, 처음 자리를 잡았던 임차인들은 오르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되어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최근 국립국어원에 ‘둥지 내몰림’으로 등록되어 있어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구도심 재활성화나, 공동화된 도심이 활성화되고 도심 회복의 기반이 확보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의 근원
역사학자들은 젠트리피케이션의 근원을 3세기경의 고대 로마나 로마제국의 식민지였던 영국의 작은 가게들이 고급 빌라로 바뀐 데서 그 기원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가 처음 쓰인 것은 1988년 ‘영국 맨체스터 인문학 및 철학협회 백서(Memories and Proceedings of the Manchester Literary & Philosophical Society)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도시연구 분야에서는 1930년대 미국 시카고대의 사회학과 교수들이 도시의 특정지역에 경쟁력 있는 업종이나 인구가 진입하며 공간이 새롭게 대체되는 현상을 침입(inbasion)과 계승(secession)이라는 생태적 과정으로 설명하였다.
현재와 같은 의미로는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Ruth Glass가 런던 내부에서 일어난 저소득층 거주지역이 고소득, 중산층의 거주 지역으로 대체되는 도시변화 현상을 설명할 때 처음 사용하였는데 저소득 노동자와 그들이 살던 주거지가 중산층 사람들의 이입으로 대체되어 가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기술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유형과 사례
1. 주거 젠트리피케이션 : 한국의 주거 젠트리피케이션은 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주택 재개발 정책에 의해 주도되어 왔습니다.
기존의 노후주거지역은 공동주택으로 변모하였고, 새로운 거주민이 유입되었으며, 원주민은 거주비용의 부담으로 다시 새로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원주민의 재정착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고 결국에는 비자발적 이주로 이어지는 거주민 대체현상을 겪었습니다. 최근에는 소규모 단위로 낙후된 주거지역의 물리적․사회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으로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Ruth Glass가 정의한 고전적이고 전형적인 형태의 주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몇몇 남지 않은 전통 가옥이 밀집한 서촌과 북촌을 중심으로 이러한 역사적 주택들이 보수·개축되면서 이 지역들은 점점 더 기존의 거주자들보다는 외부인들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태원로 남측의 한남동 일대도 유사한 변화를 보였는데, 단독주택과 다가구․다세대 주택들이 상업시설로 용도변경이 이뤄지고 각종 트렌디한 음식점과 부띠크샵이 들어서면서 관광객을 위한 상업 공간으로 빠르게 변모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주거 젠트리피케이션은 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주택 재개발 정책에 의해 주도되어 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래된 주거 지역은 현대적인 아파트 건물로 바뀌었고, 새로운 거주자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 거주자들이 교체되면서 비자발적 이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도시 재개발도 한국에서 일어났지만, 최근 몇 년간은 주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가옥 철거로 주거 젠트리피케이션의 고전적인 정의를 찾기는 어렵지만, 서촌, 북촌 등 일부 지역은 역사가옥이 보수·개축되면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들은 점점 더 기존의 거주자들보다는 외부인들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남동 지역은 주거 세입자들이 쫓겨나고 트렌디한 식당과 부티크 가게들로 대체되면서 관광객들을 위한 상업적인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2.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최근에는 전통적인 주거 젠트리피케이션과 다른 유사 현상에 대해 관심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상업지역의 재활성화와 함께 급격한 임대료 상승에 따른 기존 소규모 임차인의 비자발적인 이동과 함께 대형프랜차이즈의 잠식현상이 사회적 네거티브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상업 젠트리피케이션(commercial gentrification)이라 합니다.
상업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은 집객을 통한 방문객들에 의해 명소화를 동반하면서 관광 젠트리피케이션(tourism gentrification)의 성격을 가미하기도 합니다.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역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상권활성화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권활성화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하고 과연 누구를 위한 활성화인가에 대한 사회적 갈등의 양상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삼청동과, 경리단길, 압구정 가로수길 등이 있습니다.
3. 문화, 예술 젠트리피케이션
문화 젠트리피케이션은 예술가가 개입된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으로, 뉴욕의 브루클린이나 덤보, 국내의 인사동, 대학로, 홍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예술가들이 임대료가 저렴한 공장건물을 로프트로 개조하여 주거 및 문화 활동을 영유하는 것이 상권의 활성화를 촉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정 단계에 도달하면 예술가들이 불러온 문화적 자산이 오히려 시장자본에 의해 문화적 전용이 일어나게 됩니다.
국내 언론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문화’, ‘젠트리피케이션+예술’ 키워드로 가장 많이 언급된 지역은 서울의 ‘인사동, 서촌, 북촌, 세운상가’와 ‘대학로’, ‘홍대, 신촌, 합정, 성미산’ 지역과 ‘상수’, ‘문래’, ‘해방촌, 경리단길’, ‘신사’, ‘성수’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특히 예술가 및 예술 활동과 관련이 큰 인사동과 대학로, 홍대, 문래동,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성수동을 중심으로 문화 젠트리피케이션의 과정과 현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
젠트리피케이션은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공간적 개선이 이루어지고 활기를 잃었던 도심 공간이 경제 · 사회 · 문화적으로 활성화되어 사람들이 몰린다면 원도심 또는 구도심 활성화 측면에서는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내몰려 쫓겨나는 입장에서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것, 투기 자본의 증가와 추가적인 임대료 상승, 지역 서비스 비용 증가, 주변 서민 지역 주택 수요 압출 요인 증가, 공동체 갈등, 사회적 다양성 감소, 독점화된 해당 지역의 인구 감소 등이 있습니다.
반면에 젠트리피케이션의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지역 상권의 소비자 구매력이 증가하고 공실률이 감소하면서 지방 재정이 증대되고, 장래 발전 전망에 따른 사회적 혼거(social mix)가 증대되며 부동산 가치가 자력으로 살아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긍정 또는 부정의 효과는 복합적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이 부각되어 발원되었음에도 나타나는 현상과 해결 방법은 정치적이며 문화적이고 사회적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는 곳에 정치와 사회가 공존하는 탓입니다. 그런 이유로 젠트리피케이션은 일부 지역 · 공간 ·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참고
조명래(2016), 젠트리피케이션의 올바른 이해와 접근
김현아, 서정렬 젠트리피케이션
안지현. "한국의 젠트리피케이션 이슈에 대한 의미연결망분석 : 2007년부터 2018년까지의 국내 웹 뉴스 자료를 중심으로." 韓國地域開發學會誌 30.4 (2018): 85-112.
김정훈.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의 상생을 위한 중요요인 연구." 국내박사학위논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2018.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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