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포퍼( K.R.Popper)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과학철학자로, 과학적 지식과 방법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인물입니다. 그는 과학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발전하는가, 어떻게 검증되는가 등의 질문에 대해 답을 찾기 위해, 비판적 합리주의라는 철학적 입장을 고안하고 발전시켰습니다,
비판적 합리주의란, 인간의 지식은 완전하고 확실한 것이 아니라, 오류와 불완전함을 포함하고 있는 가설적인 것이라는 겸손하고 자기비판적인 태도를 말합니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과학적 탐구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역사, 정치, 윤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칼 포퍼의 비판적 합리주의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그의 주요 사상과 공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칼 포퍼는 20세기의 유명한 철학자로, 과학철학과 사회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비엔나 대학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1934년에 그의 대표작 『탐구의 논리』를 출판했습니다.
탐구의 논리
포퍼의 과학철학을 다룬 처녀작으로, 이 책에서 그는 과학이 귀납적 방법으로 확실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반증 가능한 가설을 제시하고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했고, 과학의 발전은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열린사회와 그 적들
포퍼는 또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전체주의적인 사상에 반대하고, 자유주의적인 사회를 옹호했습니다. 그는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의 혼란한 시기에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위협을 직접 겪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역사결정론과 유토피아적인 이상주의를 비판하고, 개방적이고 비판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를 지지했습니다.
포퍼의 철학은 비판적 합리주의라고 불리는데, 이는 인간의 이성이 완전하지 않고 오류를 범할 수 있으므로, 우리의 모든 앎은 잠정적이고 가설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절대적인 진리를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우리의 가설을 비판하고 반박하고 수정하면서, 진리에 점점 가까워지려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과학적인 탐구뿐만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포퍼는 주장했습니다.
비판적 합리주의의 탄생 배경
칼 포퍼는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과학과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도서와 강연을 통해 스스로 학습했습니다. 특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자신의 가설을 실험적으로 반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에, 마르크스주의나 프로이트주의와 같은 당시 유행하던 이론들은 자신의 가설을 반증할 수 없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비판했으며, 이러한 경험은 포퍼에게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적 방법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했습니다.
포퍼는 과학철학의 전통적인 입장인 실증주의와 인위주의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실증주의: 과학적 지식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얻은 경험적 사실에만 근거할 수 있다는 주장.
▷인위주의: 과학적 지식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얻은 경험적 사실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일반화한 것.
즉, 과학적 지식은 경험적 사실로부터 유도된 것이라는 주장으로, 이러한 입장들은 과학적 지식의 확증과 진보에 대해 긍정적이고 낙관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포퍼는 이러한 입장들이 과학의 본질과 역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과학적 지식이 경험적 사실로부터 유도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경험적 사실은 항상 특정한 관찰자의 관점과 조건에 의존하며,
무한한 수의 사실들 중에서 선택되고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험적 사실은 과학적 지식의 근거가 될 수 없고,
과학적 지식이 경험적 사실로부터 유도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유도적 추론은 결핍적이고 불완전하며,
특수한 경우로부터 일반적인 법칙을 도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도적 추론은 과학적 지식의 타당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포퍼는 과학적 지식이 경험적 사실에 근거하거나 유도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적인 상상력에 의해 생성되고, 경험적 사실에 의해 반증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과학적 지식은 가설적이고 추측적이며, 오류와 불완전함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은 이러한 가설들을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반증하면서, 오류를 제거하고 불완전함을 보완하면서, 진리에 점점 가까워지고 발전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과학은 자신의 한계와 조건을 인식하고, 자신의 가설들을 수정하고, 새로운 가설들을 제시하고, 새로운 발견들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학적 탐구의 방식을 포퍼는 비판적 합리주의라고 부르며, 이것이 과학의 본질과 방법론이라고 주장했다.
비판적 합리주의의 주요 개념과 원리
비판적 합리주의란 포퍼가 주창한 철학적 입장입니다.
그는 인식과 행동에서 이성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이성이 절대적이고 독단적인 것이 아니라 비판적이고 개선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비판적 합리주의를 실수를 인정하고, 그 실수를 교정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려는 태도로 정의했습니다.
비판적 합리주의의 핵심 주장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인간의 이성은 완전하지 않고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임시적이고 가설적인 것일 뿐이고, 절대적인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근거는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합리적인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비판의 이념은 인간의 이성이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첫 번째 주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우리는 독단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도와 논의를 통해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포퍼는 1920년대와 30년대 초에 비엔나 학파의 논리실증주의와의 논쟁을 통해 비판적 합리주의라는 인식론과 과학철학을 발전시켰습니다. 이것은 현대 과학철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그의 과학철학의 사상을 사회철학과 정치철학에도 적용하여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은 진보적인 자유주의의 철학을 구축하였습니다.
포퍼의 과학철학은 『탐구의 논리』, 『추측과 논박』, 『객관적 지식』 등의 저서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그의 가장 중요한 이론은 반증가능성의 원리입니다. 이 원리는 논리실증주의가 주장한 검증가능성의 원리와 대조적인 입장입니다.
논리실증주의는 어떤 문장이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검증가능성의 원리를 제안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 나무는 푸르다.”는 문장 A와 “절대자는 자비롭다.”는 문장 B를 비교해 보면, A는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지만 B는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없습니다. B문장의 주어인 절대자는 경험을 초월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검증가능성의 원리에 따르면 A는 의미가 있는 문장이고 B는 의미가 없는 문장이 됩니다.
이런 논리실증주의의 관점에서 과학적 지식은 귀납적 방법으로 확정된 지식입니다.
반증가능성의 원리는 처음부터 어떤 문장의 의미를 따지는 기준으로서 제시된 것이 아니라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하는 기준으로서 제시된 것입니다.
의미의 문제는 과학철학의 주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포퍼는 생각했습니다.
이 원리는 간단히 말하면 경험과학의 체계는 경험에 의해 반박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즉, 한 이론이 과학이 되려면 그 이론에 반하는 관찰을 상상할 수 있고,
그것을 경험에 의해 반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과학은 검증된 지식의 체계가 아니라
경험에 의해 시험되고 반박될 수 있는 지식의 체계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현상을 절대적으로 확실하게 설명한다고 주장하는 마르크스의 역사이론이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사실은 과학이 아니라 원시적인 신화나 점성술과 같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어떤 경우에도 반박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박불가능성, 반증불가능성은 이론의 장점이 아니라 이론의 치명적인 단점이 됩니다.
또한 포퍼는 귀납의 방법은 과학의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대신에 가설-연역적 방법을 과학의 진정한 방법으로 제안합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를 확인하고, 임시적인 해결책으로서 가설을 제시하며, 그것을 검증하고, 반증합니다. 만약 제시된 해결책이 관련된 반증, 반박 불가능성이 있다면, 비과학적인 것으로 제외합니다. 제시된 해결책이 반증에 개방되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반증하려고 시도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비판은 반증의 시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시된 해결책이 반증을 해결하고 확인된다면, 그것을 임시적으로 이론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확정된 가설로 받아들이는 것이지 최종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 비판하고 논의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포퍼의 비판적 합리주의는 다음과 같은 주요 개념과 원리들로 구성됩니다.
반증가능성
과학적 가설은 반증가능해야 한다.
즉, 과학적 가설은 경험적 사실과 모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야 한다.
반증가능성은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하는 기준이며, 반증가능하지 않은 가설은 과학적 가설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모든 백조는 흰색이다’는 반증가능한 가설이다. 왜냐하면, 흰색이 아닌 백조를 발견하면 이 가설은 거짓이 되기 때문이다.
반증주의
과학적 가설은 반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참이라고 할 수 없다.
즉, 과학적 가설은 확증되지 않는다. 과학은 반증되지 않은 가설들을 임시적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반증되면 버리고, 반증되지 않으면 수정하거나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과학은 오류를 줄이고, 진리에 접근한다. 반증주의는 과학의 발전과 진보에 대해 비판적이고 겸손하다.
증거주의
과학적 가설은 반증되지 않은 증거에 의해 지지되고, 반증된 증거에 의해 버려진다.
즉, 과학적 가설은 증거에 의존한다. 증거란, 관찰이나 실험을 통해 얻은 경험적 사실이나 자료를 말한다.
증거는 과학적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가설 간의 비교와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증거주의는 과학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보장한다.
가설주의
과학적 가설은 인간의 창의적인 상상력에 의해 생성된다.
즉, 과학적 가설은 추측이다. 과학적 가설은 경험적 사실로부터 유도되거나 귀납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 사실을 설명하거나 예측하거나 통합하거나 단순화하거나 일반화하거나 혁신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과학적 가설은 논리적이고 일관적이고 검증가능하고 새로운 증거나 가설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가설주의는 과학의 창의성과 혁신성을 촉진한다.
칼 포퍼와 역사 결정론
역사 결정론
역사는 미리 정해진 목적이나 법칙에 따라 필연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역사 결정론은 역사를 인간의 행위나 선택이 아니라, 자연의 힘이나 신의 계획이나 이상적인 원리와 같은 초인적인 요인에 의존한다. 역사 결정론은 역사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무시하고, 역사의 의미와 가치를 단순화하고, 역사의 미래를 예측하고, 역사의 변화를 방해하거나 강요한다. 역사 결정론은 역사적 상황에 적응하고, 역사적 문제에 대처하고, 역사적 책임을 지우는 데 방해가 된다.
포퍼는 역사 결정론을 열린 사회의 적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는 역사 결정론이 역사를 인간의 창조물이 아니라, 인간을 지배하는 운명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역사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와 학습을 억압하고, 역사에 대한 창의적인 개입과 개선을 방해하고, 역사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을 부인하고, 역사에 대한 열린 탐구와 대화를 막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역사 결정론이 역사를 닫힌 시스템으로 만들고, 역사에 대한 권위주의와 전체주의를 정당화하고, 역사에 대한 폭력과 억압을 촉진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열린사회란
개인이 자유롭고 책임감 있게 결정을 내리고, 사회적 권위나 진리의 오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비판과 토론을 통해 사회를 개선해 나가는 사회를 말합니다. 이런 사회는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개인주의, 다원주의 등의 가치를 존중하고, 유토피아적이고 전체주의적이고 결정론적인 사회를 거부합니다.
포퍼는 역사 결정론의 대표적인 예로 플라톤, 헤겔, 마르크스의 사상을 들었고, 플라톤이 역사를 이상적인 국가의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역사의 진행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자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헤겔이 역사를 세계정신의 발전 과정으로 보고, 역사의 필연성을 강조하면서, 역사의 다양성과 자유를 무시하고자 했다고 비판했으며, 마르크스가 역사를 물질적인 생산력의 변화로 보고, 역사의 최종 목적을 공산주의로 정하면서, 역사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간과하고자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역사 결정론에 대항하여 역사 비결정론을 주장했습니다.
역사는 미리 정해진 목적이나 법칙에 따라 필연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위와 선택에 따라 불확실하고 불규칙하게 진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인간의 창조물이며, 인간을 지배하는 운명이 아니라, 인간이 지배하고 개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역사를 열린 시스템으로 보고, 역사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와 학습을 장려하고, 역사에 대한 창의적인 개입과 개선을 가능하게 하고, 역사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을 인정하고, 역사에 대한 열린 탐구와 대화를 촉진하고자 했고, 역사를 인간의 삶과 가치와 연관시키고, 역사를 인간의 행복과 자유와 평화를 위한 수단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포퍼는 이런 사회를 열린 사회(Open Society)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열린 사회는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이 말한 자유방임의 사회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자유방임의 사회는 자유의 역설(Paradox of Freedom)에 빠질 수 있습니다.
즉, 자유가 제한되지 않으면, 그 자유는 스스로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무제한의 자유는 강자가 약자의 자유를 빼앗을 수 있는 자유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유의 제한과 국가보호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유는 국가에 의해 보호되어야 하고, 국가에 의해 제한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권력 오용을 막을 수 있는 자유와, 자유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국가가 필요합니다.
비판적 합리주의는 국가보호주의를 경제적 영역에서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국가가 국민을 물리적 폭력으로부터만 보호한다면, 국민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없습니다. 국민을 경제적 힘의 남용으로부터도 보호해야 합니다. 이러한 주장은 경제적 자유주의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간섭주의나 경제적 통제주의를 어느 정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경제적 통제주의도 과도하게 추구하면 위험합니다.
우리가 국가에 너무 많은 권력을 준다면, 자유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계획의 무의미함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비판적 합리주의는 자유의 역설뿐만 아니라 국가계획의 역설(Paradox of State Planning)도 고려해야 합니다.
자유 시장은 중요하지만, 시장이 다른 것보다 더 절대적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절대적 자유는 말도 안 되는 것입니다. 이런 논의를 통해, 비판적 합리주의가 주장하는 열린 사회는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평등을 최대한 조화롭게 추구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수만이 정치를 주도할 수 있다고 해도 우리 모두는 그것을 비판할 수 있다.”는 정치적 자유를 나타내는 주장이고,
“국가는 강자의 경제적 힘의 남용으로부터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경제적 평등주의를 나타내는 주장입니다.
닫힌 사회는 전체주의의 사회입니다.
포퍼는 전체주의의 근본에 있는 역사주의를 비판함으로써 전체주의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려고 했습니다. 포퍼가 말하는 역사주의는 역사의 전체 과정이 불가피한 역사의 법칙에 따라 진행된다는 교설을 말합니다.
역사주의는 선민사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선민사상은 역사의 뒤에는 신의 계획이 있고, 신은 그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어떤 민족을 선택했다고 주장하는 이론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플라톤, 헤겔, 마르크스 등은 모두 역사주의의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현대의 두 가지 주요한 역사주의, 즉 우파의 파시즘적 역사주의와 좌파의 마르크시즘적 역사주의도 이런 유신론적 역사주의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차이점은 선택된 민족 대신에 선택된 인종이나 선택된 계급이 들어갔다는 것뿐입니다.
역사주의를 부정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역사주의자들이 말하는 역사의 법칙이 진짜 법칙이 아니고, 가짜 법칙을 인간의 역사에 강제로 적용함으로써 인간을 자유로운 창조자가 아니라 운명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포퍼는 민주주의를 ‘국민의 지배’라고 해석하지 않습니다.
그는 ‘국민의 지배’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고 선전용어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지배는 대부분 소수의 지배일 뿐입니다.
‘국민의 지배’는 또한 누구가 국가를 지배할 것인가라는 잘못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이런 질문에 대한
플라톤의 답변은 ‘가장 선하고 가장 현명한 사람이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철인왕이론’이 바로 그것입니다. 고대에는 군대가 선출한 황제가 답이었습니다. 그 후에는 신의 은혜를 받은 군주가 답이었습니다.
마르크스의 답은 계급의식이 있는 선한 노동자였습니다.
‘누가 지배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에는 대부분 플라톤의 답변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플라톤의 답변은 '가장 선하고 가장 현명한 사람이 지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독재를 정당화하는 것이고, 역사적으로도 많은 독재자들이 자신을 철인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포퍼는 이런 질문을 거부하고, 누가 지배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지배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국가의 권력을 제한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과 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열린 사회의 정치체제로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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