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속한 개인이나 집단이 각각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한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인식된 사실인 것처럼, 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간주할 만한 과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단이나 사회 간의 문화차이에 관해 연구할 때에는 문화적 상대주의의 입장을 전제로 하게 됩니다.
문화적 상대주의(cultural relativism, 문화상대주의)란
절대적인 진리는 있을 수 없으며 어떤 입장도 그 나름대로 옳다고 주장하는 입장이고 각 집단의 문화의 형성과 생성 배경을 상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말합니다. 이는 각기 다른 도덕률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 도덕률 중 어느 것은 옳을 수 있는 반면 어느 것은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통해서야만 서로 다른 자연환경과 사회적 환경 속에서 문화 형성은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문화간에는 우열이 없다는 인식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문화적 상대주의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의 활동에 대해 "저속하다"거나 "고상하다"고 판단할 절대적인 기준이 없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각 문화는 자체의 활동에 대해서는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고 또 내려야 한다. 왜냐하면 한 문화의 구성원은 그 문화 안에서 관찰자일 뿐만 아니라 행위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끌로드 레비스트로스 Clarude Levi-Strauss
문화적 상대주의에서는 어느 나라의 문화가 다른 나라의 문화보다 더 우월하다는 문화절대주의를 거부하며, 모든 문화는 고유한 환경에 대응하면서 얻게 되는 한 사회의 경험 지식의 총체이며 그 나름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렇듯 문화적 상대주의는 어떤 특정 문화의 우월성이 아닌 여러 국가의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의미로서, 한 문화는 그 문화가 처한 환경이나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문화 절대주의
어느 한 기준에 맞추어 다른 문화를 평가하기 때문에 고유한 특성이나 상대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며, 자신의 문화만을 우수하다고 보고 다른 문화를 열등하다고 여기는 태도를 포함합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강화시키지만, 지나칠 경우 국수주의를 초래하거나 타문화와의 마찰, 창조력 저하 등의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화적 상대주의 인식
2021년 인구 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다문화가정은 385,219가정, 가구원수 1,119,267명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도 다문화 사회로 변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다문화사회에서 문화상대주의의 인식으로의 전환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사회통합과 갈등을 방지하고, 구성원들 사이의 편견을 해소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인식으로 여겨져야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국가 간 이동이 증대되고, 국내의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모든 문화를 평가하는 것은 편견과 차별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갈등과 분쟁이 일어날 우려가 있으므로, 사회적 갈등을 방지하고, 문화의 공존을 도모하는 등의 사회의 통합을 위해 문화 상대주의적 태도가 필요하며,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특정 문화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고정관념을 해소하고 자기 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문화상대주의는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무규범성
문화 상대주의는 각 문화의 가치와 규범이 특정 문화적 맥락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다른 모든 문화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없음을 의미하고 있씁니다. 이는 각 사회의 고유한 가치를 담보하고 있으므로 이를 상대적 가치와 다양성의 이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믿음과 태도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문화적 상대주의에서 규범은 그 문화의 독특한 환경과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개인에 대해서나 또는 그 사회에 대해 '무규범성'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문화적 상대주의는 자기 집단과 다른 집단이나 사회를 다룰 때 판단을 보류할 것을 요구합니다. 자신의 규범이나 자기 집단의 규범을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적용하기 전에 한번 더 숙고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특정 문화를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의 고유성과 가치를 이해하려는 관점을 의미합니다. 즉 사회간의 문화차, 그 차의 근원, 그 결과에 대해 알고 나서 어떤 판단을 내리거나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문제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문화에서는 인권 침해로 간주될 수 있는 행동이 다른 문화에서는 허용되거나 심지어 추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문화 상대주의는 어떤 행동이 옳은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문화차이에 관해 알고 난 후에도 한 집단은 다른 집단의 어떤 사고방식들을 여전히 못마땅하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식민지 시대의 예를 보면 원주민이 아닌 외국인이 오히려 자기 사회가 아닌 다른 사회에서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자신들의 규칙을 그 사회에 강요하는 경우가 허다했던 것처럼 만약 어떤 사람이 그 타문화 속에서 외국인 경영자나 개발원조 책임자와 같은 직책을 지니고 있다면, 현지의 문화를 변화시키고 싶어 할 것입니다.
문화적 상대주의와 다문화주의
문화적 상대주의와 다문화주의는 모두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점이지만, 그 방식과 초점에는 일부 차이가 있습니다.
문화적 상대주의는 모든 문화가 동등하며,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는 의미로, 각 문화가 그 자체로 독특하고, 그 문화 내에서의 행동이나 신념이 그 문화의 맥락에서만 평가될 수 있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으며, 문화 간의 이해와 존중을 증진하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편견과 차별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면에 다문화주의는 사회 내에서 여러 문화가 공존하고, 각 문화가 독특한 가치를 가지며 서로 상호작용하고 발전할 수 있음을 주장하는 관점으로, 각 문화가 공동체 내에서 동등한 자격을 가지며,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상호 이해와 존중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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