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공익을 이상적인 국가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로 보았고, 그들이 제시한 공익 개념의 근거는 각자의 정치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론은 국가의 목적과 인간의 본성에 관한 철학적 논의에서 출발하며, 정의와 최선의 삶에 대한 그들의 관점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두 철학자의 핵심 이론을 각각 설명하겠습니다.
플라톤의 공익 개념: 이상 국가론
플라톤의 공익 개념은 그의 저서 『국가』(Politeia)에서 잘 나타나며, 그 핵심은 정의로운 국가를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 플라톤에게 공익이란 모든 계층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사회의 조화와 정의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의 이론은 이데아론과 정의론을 근간으로 합니다.
근거 이론
- 이데아론 (Theory of Forms): 플라톤은 물질 세계를 불완전하고 변화하는 것으로 보았고, 이를 넘어서 존재하는 이데아 세계가 진정한 실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데아 세계는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이상적 본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익도 이 세계에서 비롯된 보편적이고 영원한 가치입니다. 플라톤은 이상적인 국가가 이러한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정의론 (Theory of Justice): 플라톤은 정의를 국가의 궁극적 목적으로 삼았으며, 정의란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플라톤은 국가를 세 계층(통치자, 군인, 생산자)으로 나누었으며, 각 계층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때 전체 사회의 조화와 질서가 유지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조화와 정의가 바로 공익을 실현하는 상태입니다.
- 철인왕 사상 (Philosopher-King): 플라톤은 국가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통치자(철인왕)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철인왕은 이데아의 진리를 깨닫고, 이를 바탕으로 올바르게 통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 통치자가 공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사적 이익을 배제하고 오직 국가의 정의와 조화를 위해 통치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요약
플라톤에게 공익은 국가의 정의와 조화를 실현하는 것이며, 이는 영원하고 보편적인 가치로서 이상적인 국가가 추구해야 할 목표입니다. 통치자는 이데아의 세계를 깨달아 공동선을 실현해야 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공익 개념: 정치 공동체론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Politics)에서 국가의 목적을 인간의 최선의 삶(eudaimonia)을 실현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공익 개념은 정치 공동체의 궁극적 목적을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 그는 인간을 정치적 동물(Zoon Politikon)로 규정하면서, 인간의 완전한 행복은 정치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근거 이론
- 정치 공동체론 (Theory of the Polis):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자연적으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보았고, 정치 공동체는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실현하는 최고의 형태라고 보았습니다. 국가(폴리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동선을 실현하는 것이며, 여기서 공익은 공동체의 행복과 번영을 의미합니다.
- 덕(아레테, Arete)과 최선의 삶 (Eudaimonia):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행복(Eudaimonia)을 실현하는 것이 정치 공동체의 핵심 목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개인의 덕과 공동체의 덕이 결합되어야만 진정한 행복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최선의 삶을 이루는 것이 공익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공익은 개인의 선을 넘어선, 공동체 전체의 선으로 규정됩니다.
- 중용의 원칙 (Doctrine of the Mean): 아리스토텔레스는 덕을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중용의 덕은 공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하며, 공동체 안에서 모든 구성원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공익의 실현이라고 보았습니다.
요약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 공동체가 인간의 최선의 삶을 실현하는 수단이며, 이 과정에서 공익은 공동체 전체의 번영과 행복을 의미합니다. 덕과 중용의 원칙에 따라 국가가 정의롭게 운영될 때, 공익이 실현된다고 보았습니다.
두 철학자의 공통점과 차이점
- 공통점:
- 두 철학자 모두 공익을 개인적인 이익을 초월하는 것으로 보았으며, 국가가 궁극적으로 실현해야 할 보편적 가치로 인식했습니다.
-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지혜로운 통치자나 덕을 실천하는 정치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 차이점:
- 플라톤은 공익을 이데아의 형태로 존재하는 영원하고 보편적인 진리로 보았고, 이 진리를 통치자가 깨닫고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철인왕 사상은 엘리트 중심의 통치 구조를 제시합니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공익을 현실 세계에서 인간의 덕과 행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고 보았고, 정치 공동체가 공익을 실현하는 주체라고 보았습니다. 플라톤에 비해 좀 더 현실적이고 경험적 접근을 취했습니다.
이처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공익을 이상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로 보았으나, 그 근거 이론과 실현 방식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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