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
17세기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남긴 이 말은 지식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인간의 사유는 고립된 개인의 번뜩이는 영감으로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선구자들의 노력과 성찰 위에서 이어지는 계승적 진보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시각은 오늘날 우리가 학문과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인류의 지식은 누적적 진화(cumulative evolution)를 통해 진보해 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은 중세 스콜라 철학자들에게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고, 그 사유의 틀은 다시 르네상스 시대의 과학자들에 의해 수정·보완되었다.
뉴턴 자신도 갈릴레오의 실험 정신과 케플러의 천문학적 관측, 데카르트의 수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고전역학이라는 체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학문의 발전은 선대의 업적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새로운 통찰을 창출해내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뉴턴의 말은 단순히 겸손의 표현이 아니라
창조성과 겸손, 비판과 존중이 조화를 이루는 학문 태도를 제시한다.
“거인의 어깨”는 단지 위대한 인물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오류와 한계를 포함한 전체 지식 체계를 의미한다.
오늘날 과학이 ‘의심’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비판적 계승의 전통에 기반한 것이다.
토마스 쿤이 말한 “패러다임의 전환” 또한 기존 지식 체계 위에서 새로운 틀을 제시하는 과정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고는 학문을 넘어 사회 전반에까지 적용될 수 있다
.
문화, 정치, 행정,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선대의 경험을 분석하고, 그 위에서 보다 나은 방향을 모색한다.
예컨대, 민주주의는 단순한 제도의 수용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형성된 사상의 유산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체제이다.
시민의 권리, 법의 지배, 권력 분립 같은 핵심 개념들도 수백 년간 축적된 사상적 투쟁의 결과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늘의 지식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기존 체계를 무조건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역사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그리고 그 위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시선을 구축할 때, 비로소 우리는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아이작 뉴턴의 말처럼, 우리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다.
그 어깨 위에서 더 멀리 보기 위해, 우리는 먼저 그 거인이 누구였는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단순한 후계자가 아니라 지식을 이어가고 확장해가는 창조적 계승자가 될 수 있다.
“거인의 어깨” 비유의 역사적 배경
📜 기원: 중세 유럽의 철학 전통
이 표현의 기원은 아이작 뉴턴 이전, 12세기 초 중세 유럽의 철학자 베르나르 드 샤르트르(Bernard of Chartres)에게서 시작됩니다.
인용 문장 (약 1120년경)
“We are like dwarfs sitt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우리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앉은 난쟁이들처럼, 그들보다 멀리 볼 수 있다.)
의미
우리는 선대 지식인들(‘거인’)이 이룩한 사유의 토대 위에 서서,
그들보다 더 멀리, 더 넓게 볼 수 있는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당대 중세 철학자들은 고대 철학(특히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을 진리의 원천으로 보았고, 그들의 지식을 존경과 겸손의 태도로 계승하면서 ‘현대의 우리는 더 진보했을 수 있다’는 자기 인식의 전환도 함축하고 있었습니다.
🔬 뉴턴의 인용: 과학혁명 시대의 맥락
아이작 뉴턴은 이 고전적인 표현을 1675년 자신의 동료 과학자 로버트 훅(Robert Hooke)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용했습니다.
뉴턴의 원문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뉴턴이 이 말을 사용한 시대는 중세의 스콜라 철학에서 실증적 자연과학으로 전환되는 시기였습니다.
그는 갈릴레오, 케플러, 데카르트 등의 선행 이론을 바탕으로 만유인력과 고전역학을 정립했기 때문에, 이 비유는 자신의 연구가 완전한 창조가 아니라 계승의 결과임을 밝힌 겸손한 태도로 보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이 편지의 수신자가 바로 로버트 훅(Robert Hooke)이었다는 점입니다.
훅은 광학, 중력, 천문학 등에서 뉴턴과 자주 견해 충돌을 벌였던 인물이며, 뉴턴과의 관계는 우호적이기보다는 경쟁적이었습니다.
훅은 실제로 왜소한 체격이었고, 등이 굽은 구루병(dwarfism) 증상을 겪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뉴턴의 “거인의 어깨” 발언이, 훅을 “당신은 거인이 아니다”라는 식의 조롱성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습니다.
특히 광학 이론, 중력 이론의 선구자 주장 등에서 훅은 뉴턴이 자신의 연구를 베꼈다고 비판했고, 뉴턴은 이에 강한 반감을 품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학자들은 뉴턴의 이 문장을 표면상 겸손, 실상은 훅을 향한 냉소적 언급으로 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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