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낯설게 말 걸기, 조금 낯설게 다가서기
존재에 대한 의미와 삶에서 겪어오는 많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물들에 공감을 하고자 하는 시인의 감성이 물씬 풍겨 나오는
정현종 시인의 시를 감상할 때면 가을 들판을 떠올리게 됩니다.
때로는 적막하고, 때로는 생명력이 넘치는 들판 속에서 홀로 서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시인의 시선을 느껴보고,
자유의 정신과 맑은 영혼의 감성이 충만하게 다가오게 됩니다.
몸보다 그림자가 더 무거워
머리 숙이고 가는 길
피에는 소금, 눈물에는 설탕을 치며
사람의 일들을 노래한다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일은
사람 사랑하는 일이어니
쾌락은 육체를 묶고
고통은 영혼을 묶는 도다
「고통의 축제2」 중에서
때로는 세월의 흐름에 무상함을 느끼기도 하면서,
그 세월이 가져오는 많은 것들을 되돌아보게 되는 그의 시를 읽으며
삶 속의 수많은 변화와 시간의 흔적들을
그 어떤 고통이나 불행이 함께하더라도
자기 연민에 빠져들지 않으려는 시인의 감성을
알게 됩니다.
니체가 얘기하고 있듯이 '나는 네가 나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용서할 수 있지만. 네가 너 자신에게 잘못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나를 밀어 올린 그 땅을 내려다보았다. 땅은 인간들을 밑으로 끌어내리고 무덤을 파게 하는 인력의 법칙만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흙이나 풀이나 혹은 별 등 '자연의 음악적인 사고'를 듣고 기쁨 속에 화창(和唱)할 수 있을 때 어떤 영혼을 튕겨 올리는 탄력도 갖고 있다
불안, 의식, 고독, 고통, 죽음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독자들에게 보다 감성적인 접근을 알려주며
삶의 어두움과 무거움에서 벗어나
가볍게 날아오를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방문객」 중에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며 그의 시선을 느끼게 됩니다.
삶의 아름다움을 삶의 희망을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그의 시를 읽어가다보면 알게 됩니다.
아프디 아픈 현실속에서
내 삶의 자유와 희망의 의지를 품고
다시 한번 비상해야 함을........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
「어디 우산 놓고 오듯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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